아이디어 수집함 만들기 #3
이제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수집함을 만들어 볼 차례다. 생각을 모아두는 도구에 제한은 없다. 휴대폰 메모장, 카카오톡 메시지, 수첩 등 어떤 형태든 좋다. 나는 손에 잡히는 수첩 형태의 아날로그 노트를 좋아하지만, 종이 노트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노트 없이 외출했을 때나, 가지고 있지만 꺼낼 수 조차 없을 만큼 긴급한 마음이 들 때, 잠들기 전 멋진 생각이 떠올랐는데 노트를 가지러 가기 귀찮을 때는 휴대폰 메모장이나 카카오톡을, 산책 중이거나 자전거를 탈 때는 녹음 앱도 종종 활용한다. 그 도구가 무엇이던 가장 중요한 것은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 행위'로 보관 혹은 수집하는 일이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수집해 나가다 보면 사람에 따라 그 범주가 천차만별(千差萬別)일 수도, 몇몇에 한정되어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이 카피라이터라면 우연히 발견한 '좋은 카피 쓰는 팁'이나 '마음에 드는 카피'를 수집할 수도 있을 테고, 어느 날 갑자기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눈이 반짝거린 다음, 동시에 '스쿠버다이빙 배우기'를 수집함에 넣을 수도 있다.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마구잡이로 보이더라도 괜찮다. 특히 초보 아이디어 수집가라면 더욱 그렇다. 범주가 어떻든 일단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데는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일이 습관화되면 그때부터 범주에 따른 아이디어 노트를 각각 마련해도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단 하나의 아이디어 수집함만으로도 충분하다. 손정의는 초기 창업가 시절 무작위로 2-3개의 낱말카드를 뽑고 연결해보는 방식으로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가며 자신의 비즈니스를 일구기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것들끼리의 연결에서 나오고, 범주 구분 없는 아이디어를 한 공간에 모아두는 것은 '낯선 것들끼리의 연결'에 유리하다.
인간은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인간은 몰입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같은 환경이 주어지더라고 그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인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엉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몰입(Flow)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아니라면 아이디어 노트를 당장 범주화할 필요가 없는 두 번째 이유다.
아이디어 수집함의 대원칙은 '머릿속에 반짝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그 범주와 상관없이 수시로 내가 정한 수집함에 넣기'가 전부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아이디어 수집함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간단하지만, 여러 개의 아이디어 수집함을 만들지 않고도 체계적으로 아이디어를 관리할 수 있다. 다음 규칙을 적용하면서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시작해보자.
아이디어 수집에 관한 규칙
1. 한 번에 한 가지 아이디어만 쓴다
2. 제목, 날짜, 태그를 활용한다
3. 스케치를 덧붙인다
* 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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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수집함 만들기 #1 : 섬광 같은 아이디어가 내 일상을 스칠 때
아이디어 수집함 만들기 #2 :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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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수집함 만들기 #3 : 하나의 아이디어 수집함 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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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수집함 만들기 #4 : 아이디어 수집에 관한 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