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두 형제를 잃다

SCENE 42. 유비가 두 형제를 잃다

by BaeFounder

서기 221년

형주에서 온 사자가
궁 앞에 도착했다.
전장의 먼지가
아직도 그의 옷에 묻어 있었다.

잠시 뒤 그 소식이
유비에게 전해졌다.
관우가 전사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유비가 무너졌다.
'인자한 황숙'이라 불리던
그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저 형제를 잃은 한 사람이었다.

관우. 도원결의의 맹세를 함께한
첫 번째 형제.
수십 년을 함께 싸워온
동지였다.

한참 뒤 유비가 입을 열었다.

“운장이… 그렇게 갔단 말인가…”

유비는 슬픔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얼마 뒤 또 하나의 소식이 들어왔다.

조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유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평생을 적으로 싸웠지만
그는 동시에 같은 시대를 살아온
라이벌이기도 했다.

유비는 천천히 중얼거렸다.

“조조도 떠났는가…”

그 말속에는
이상한 허무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 허무를
덮어버리는 사건이 이어졌다.
위나라에서 조비가 움직였다.
헌제가 폐위되었다.

사백 년 가까이 이어져 온
한나라가 마침내 막을 내린 것이다.

유비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는 한 황실의 후손이었다.
그의 명분은 늘 하나였다.
한나라를 잇는 것.

결국 유비는
촉한의 황제로 즉위한다.
그러나 그 즉위에는
환희가 없었다.
오히려 비극과 허무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어느 날 밤.
장비가 술에 취한 채
유비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장비가 먼저 울기 시작했다.

“형님.. 한 날 한 시에 죽자던
우리의 약속. 도원결의를 잊으셨습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유비도 더는 버티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 동안 울었다.

수십 년 전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맺은 세 사람의 약속.
이제 그 약속은
둘만의 기억이 되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 뒤 또 하나의 보고가
유비에게 전해졌다.

장비가 부하들에게
암살당했다는 소식이었다.
유비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거의
혼절 직전의 상태였다.
도원결의의 세 사람.

이제 그중 살아 있는 사람은
유비 혼자뿐이었다.

그날 이후 유비의 눈빛은
완전히 달라졌다.
제갈량과 조운은 그를 설득했다.

지금은 위와 싸우고
오와 화친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이성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유비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였다.

복수.
유비는 명령을 내렸다.
동오 원정을 한다.
촉의 전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자의 해석


유비는 삼국지에서
인덕의 화신이라 불린다.

황숙이라는 이름 역시
그 이미지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사람을 얻는 리더였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사람들이 그를 떠나지 않았던 이유
역시 그 인덕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사실을 보게 된다.

인간은 결국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다.

관우의 죽음
조조의 죽음
헌제의 폐위
장비의 죽음

비극과 허무가
연달아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완전히 냉정한 판단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에게
너무 가혹한 일일지도 모른다.

유비는 결국
감정적인 결정을 내린다.
동오 원정.

그 결정은
촉의 최전성기를
스스로 위험에 던지는
모험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장면이
유비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조 역시
한중 공방전에서
하후연의 전사 이후
감정적인 판단을 보인다.

위대한 리더들도
결국 인간이다.

그리고 조직의 큰 위기는
종종 이런 순간에서 시작된다.

감정이 판단을 앞서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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