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성장기의 회고록

제4장. 나는 환상가도 아니다: 간지-1

by 장재덕

잿빛 낮의 고요


이상이 무너지고
남은 것은 침묵이었다.

그러나 그 침묵은
단순한 정적이 아니었다.

폭풍이 모든 것을 쓸어간 뒤
남겨진 잿빛 하늘처럼,
끝났다는 사실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감각이
공중에 떠 있었다.

나는 그 속에 오래 서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아무 일도 없음’이
나를 천천히 잠식했다.


창밖의 하늘은 흐렸고
내 마음도 같은 빛을 띠었다.

세계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나는 세계에 속하지 못한 채
경계 위에 서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있었지만

나는 그 흐름 안에 있지 않았다.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나를 겨우 현재에 묶어 두었다.

나는 살아 있다는 감각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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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을 잇는 공학자, 명지대학교 기계공학과 정년퇴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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