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의미

by 김인주


여행의 의미

김인주

인생은 여행이다. 어디서 마칠지는 목적지는 알 수 없다.
풍경이 좋은 곳 햇살 가득한 창가에서 창문을 열고 따뜻한 봄기운을 호흡하며 마치고 싶다.
여행 중에 수많은 사람들, 볼거리, 일거리, 읽을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을 경험하며 여행한다. 몇갈래 길에서 잠시 머뭇거릴 때도 있었지만 상관 없었다. 여행의 우연과 인연을 믿었고 즐겼다. 그것이 인생여행이 되었다.

여행 관련 회사에 근무한 탓에 많은 여행을 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도 감사한다. 영국 대학생 어학연수 여행 인솔, 대학생 베낭여행 인솔, 유럽 기차 여행, 코치투어, 페키지여행, 일본 쿠르즈 자유여행 등 다양하다. 미국 보스톤공항에서 렌트카를 렌트하고 학위 논문준비 자료수집을 위한 도서관 투어도 잊을 수 없다. 원하는 자료를 대학도시 엠허스트 타운에 있는 대학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얼마나 기뻣는지 모른다. 이후 홀가분하게 미국 동북부와 카나다를 여행했다.

내 인생의 잘한 결정 중의 하나는 지리산둘레길을 걸은 것이다. 그전까지 여행은 비행기 배 버스 타고 이동해서 잘 알려진 곳을 여행한 것이다. 물론 지금도 가리지는 않는다.
2016년3월12일 토요일 지리산 하동에서 삼화실 구간을 처음 걸으면서 시작된 도보 여행이다. 혼자 떠났지만 길동무 말동무 밥동무를 길위에서 만났다. 지금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걷기 여행은 몸으로 바람 태양 비 더위 추위 계절을 몸소 체험하며, 땅의 굴곡과 진동을 발로 몸으로 느끼며 걷는 것이다. 비가 오면 눈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자연에서 느끼는 희열이 크다.

도보여행은 행선行禪이다. 이곳 저곳 걸으면서 하는 참선이다. 자연을 보며 사악해진 마음을 비워 나간다. 중간 중간에 시간 구애 받지 않고 머물러 명상을 한다.

전에는 꽃이나 나무 곤충에 관해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걷는 여행 이후 벌레가 대단하고 기특하고 꽃이 주는 계절의 고마움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산에서 바보가 된다. 아는게 없다.

발로 땅을 밟으면서 하는 답사踏査여행도 의미있다. 김삿갓의 종적을 찾아 가족이 숨어 살았던 영월과, 방랑하다 마지막으로 57세에 숨을 거둔 화순군의 동복을 가보고 큰 감회를 받았다. 책으로 읽은 것과 또 다른 감동이 있다. 회사 때 암스텔담에서 출장일을 끝내고 이준열사 등이 1907년 방문했던 헤이그를 찾아 갔었다. 그곳에 오기까지 한달 이상 걸렸다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얼마나 분통했겠나 싶었다. 책에서만 볼 수 없는 현장학습의 묘미이다.

영어의 travel 과 불어 travailler 는 같은 어원을 가진다. 불어 트라바이에는 일하다 공부하다 근무하다 이다. 여행은 곧 학습의 일부라 여긴다.

인간의 이동을 통해 문명이 발전했다. 15세기에 시작된 유럽의 대항해시대가 있었고, 특히 17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대여행 grand tour은 대륙을 공부 함으로서 섬나라의 지역적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다. 일본의 국가 정책으로 이루어진 이와쿠라사절단의 2년에 걸친 서구 문명 답사여행도 분명 근대화에 기여를 했을 것이다. 화가 음악가 작가 등이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작품이 어떻게 변화 했는지를 공부하는 것은 흥미롭다. 잘 모르지만 인문지리학도 재미있을것 같다.

이동하는 인간, 노매드, 바가본드, 레저 트레블러 이든 비즈니스 트레블러이든, 자연을 보러 가든, 인간의 사는 모습을 보러가든,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 곳은 무한하고 인생은 유한하다. 시간이 부족하다.

여행의 한 책에서, "여행이란,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스스로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행을 통해 새롭게 적응하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 가며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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