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의 영역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인공지능의 시대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었을 당시 이를 접했던 사람들은 잘하면 초벌 번역에 써먹을 정도가 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당시 불완전한 번역 결과물을 사용하려면 사람들이 일일이 주의를 기울여 다듬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로 인해 머신러닝 결과가 누적되어 이제는 언어 별로 차이는 있지만 꽤 놀라운 수준의 완성된 번역이 가능해졌습니다.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chatGPT에게 직접 특정 장르의 게임 코딩을 의뢰한 결과를 보며 예전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의 초기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시켜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3D 공간으로 구성된 스테이지에서 전후좌우와 점프로 조작되는 플레이어의 우주선을 조작해서 장애물들을 피해 아이템을 획득하고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회피하는 게임을 C++을 이용해 코딩해 줘.
2. 2차원 평면 영역에서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쫓아오는 적을 피해서 도망갈수록 길어지는 캐릭터를 조작하는 게임의 코딩을 C++언어로 짜줘.
3. 미로에서 적을 피해 도망가며 아이템을 모으면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을 python으로 짜줘.
4. 위에서 내려오는 적들의 우주선과 총알을 화면 하단에서 우주선을 좌우로 조절해서 피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해서 맞추는 슈팅게임을 Python으로 코딩해 줘.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보니 전체적으로 구조를 잡아주는 정도로는 사용가능한 코드를 생성해 주는데, 질의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므로 목적에 맞는 질문 내용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 프로젝트에 바로 적용할 정도로 무결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는 없지만, 특정 주제를 지시해서 나오는 결과물을 ‘초벌 코드’ 정도로는 활용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반대로 프로그래머가 직접 코딩한 결과물을 제시하며 디버깅이나 보안 취약점을 분석해 달라는 질의도 가능해 보입니다.
실제로 국내의 모 대형 게임사에서는 임직원에게 보내는 공지에서 챗GPT를 통해 코딩 소스를 등록해서 질의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자사의 개발 산출물이 챗GPT에 노출되는 것이 기업의 지적자산 유출로 해석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이 챗GPT에 질의한 내용들은 OpenAI사가 자사 서비스의 머신러닝에 활용하기 위해 이용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논리적인 표현으로 완성되는 코드를 자동화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상황과 사용 언어에 맞춰 유연한 결과물을 낼 수 있어야 하는 프로그래밍은, 현재의 인공지능 분야와 그 궁합이 잘 맞아 보입니다.
범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가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꽤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많은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유/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며 챗GPT에 입력하는 온갖 질의와 답변에 대한 피드백들이 챗GPT의 정확도와 언어패턴 학습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확보가 가속화되면 해당 서비스 분야애서의 챗GPT 선점 효과는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입니다. 경쟁사들이 유사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앞다투어 선보이는 것도 바로 유저들의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시간과의 사투가 시작된 것을 의미합니다.
또 앞으로 chatGPT가 활약할 분야를 찾는 작업이 대중들에 의해 계속될 것입니다.
‘이런 것도 되네요’라는 내용의 사용 후기가 많이 눈에 띕니다.
이런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나면, 대다수에 의해 선별된 활용 분야에 대해 심도 있는 개발이 추가되리라 생각합니다.
코딩은 아마도 그중에서도 가장 가능성 높은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몇 년 전까지 인간의 고유 영역이었던 바둑을 떠올립니다.
이세돌 프로가 알파고와의 이벤트 대전에서 거뒀던 단 한 번의 우승을 마지막으로 무력하게도 인공지능의 우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분야가 되고 말았습니다.
과거로부터의 인간의 영역을 고스란히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자명해진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인간의 영역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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