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도 연금이 필요하다:
"아, 또 왔네. 지역가입자 전환 통지서."
아내 박찬미(42)가 우편함을 열어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지난달 프로젝트 대금 500만 원을 받고 국세청에 소득이 잡히자, 귀신같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연락이 왔다.
"월 9만 원씩 내라는데? 나 이번 달엔 일 없어서 수입 0원인데 어떡해? 그냥 납부 예외 신청할까?"
찬미는 국민연금을 '노후 자금'이 아니라 '세금'으로 느낀다. 뉴스에서는 "기금이 고갈된다"고 떠들고, 당장 생활비도 빠듯한데 꼬박꼬박 돈을 내는 게 아깝다.
게다가 프리랜서는 직장인처럼 회사가 절반을 내주지도 않는다. 오롯이 내 돈 100%가 나간다.
찬민(45)도 거든다. "그거 나중에 용돈 수준이나 나오겠어? 차라리 그 돈으로 삼성전자를 사 모으는 게 낫지 않아?"
딩크 부부의 가장 큰 착각이다. 자녀가 없는 두 사람에게, 죽을 때까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돈을 주는 상품은 지구상에 국민연금 하나뿐이다. 특히 수입이 불규칙한 찬미에게 국민연금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필수템'이다.
많은 프리랜서가 "돈을 많이 내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해서, 수입이 없을 때는 아예 안 내고(납부 예외), 수입이 있을 때 몰아서 내려고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설계 구조를 알면 정반대로 해야 한다.
국민연금 급여액 산식은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다. 쉽게 말해,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더 후하고,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는 박하다. 그리고 '내는 금액'보다 '내는 기간'이 연금액을 결정하는 데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찬미 전략의 핵심은 '가늘고 길게'다.
무리해서 월 30만 원씩 내다가 수입이 끊겨서 1년을 쉬는 것보다, 월 9만 원(최저 수준)이라도 10년, 20년을 꾸준히 내는 게 수익비(낸 돈 대비 받는 돈)가 훨씬 좋다.
프리랜서의 들쑥날쑥한 수입 그래프를 국민연금이라는 '평평한 바닥'으로 메워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찬민의 가게가 문을 닫고 찬미의 일이 끊겼을 때, 부부가 손가락을 빨지 않는다.
찬미는 과거에 일이 없어 소득 신고를 안 하고 국민연금을 안 냈던 기간(납부 예외)이 꽤 있다. 이 구멍 난 기간은 찬미에게 보물창고다. 바로 '추후납부(추납)' 제도 때문이다.
추납은 과거에 못 낸 보험료를 지금 시점에 내면, 가입 기간을 복원해 주는 제도다. 이게 왜 사기급 스킬이냐 하면:
가입 기간 뻥튀기: 돈을 내는 순간, 사라졌던 3년, 5년의 기간이 즉시 내 경력으로 인정된다.
확정 수익: 은행 이자 따위와 비교가 안 된다. 추납 하는 순간 나중에 받을 연금액이 즉각적으로 늘어난다. 강남 아파트 청약 당첨 다음으로 확실한 수익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찬미가 이번 달에 수입이 생겼다면, 명품 스카프를 살 게 아니라 국민연금 공단(1355)에 전화해서 "저 추납 할 수 있는 기간 얼마나 돼요?"라고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을 최대로 살려내야 한다. 단, 추납은 최대 119개월(약 10년)까지만 가능하다.
만약 찬미가 당분간 일을 쉬어서 소득이 0원이라면? 이때 대부분 '납부 예외'를 신청하고 마음 편해한다. 하지만 딩크족에게 이는 위험한 선택이다.
소득이 없어도 '임의가입' 제도를 통해 월 9만 원(최저 하한액)이라도 내는 게 좋다.
부부의 노후는 '2인 3각'이다. 남편 찬민의 국민연금+노란우산공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내 찬미의 국민연금까지 합세해서 '쌍끌이 연금'을 만들어야 한다.
찬미가 월 9만 원씩 10년을 더 채우면, 죽을 때까지 월 20~30만 원이 평생 더 나온다. 100세 시대에 이보다 든든한 효자는 없다.
내 연금 알아보기: '국민연금 모바일 앱(내 곁에 국민연금)'을 설치하고 인증서로 로그인한다. '가입 내역 조회'를 눌러 내가 낸 총기간과 예상 수령액을 확인한다.
추납 견적 뽑기: 앱이나 콜센터(국번 없이 1355)를 통해 "과거 납부 예외 기간이 얼마나 있는지, 그걸 추납하면 연금액이 얼마 늘어나는지"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요청한다.
자동이체 & 카드 납부: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신용카드로도 납부 가능하다(수수료 0.8% 본인 부담). 카드 실적을 채워야 한다면 카드로, 아니라면 자동이체(건당 230원 할인)를 신청해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리스트에 고정시킨다.
다음 화 예고:
"가게에서 일하다 다쳤는데 산재 처리되나요?" "장사 접으면 실업급여 받을 수 있나요?" 사장님은 다치면 치료비도 내 돈, 망하면 실업급여도 0원인 줄 아는가?
자영업자와 가족 종사자(아내)를 위한 4대 보험과 정책자금 활용법을 공개한다.
Reference
국민연금공단 '알기 쉬운 국민연금 가이드'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추후납부 제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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