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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r 16. 2024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by 공지영


어른이 된다는것은 어쩌면 웃고 싶지 않을 때에도 웃어야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는 일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사람일은 모르는거야. 세상에서 제일 모르겠는 게 인간이야. 자고로 인간은 믿으면 안 되는 거라구." ( by 경혜의 말)


똑똑하다 해도,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 해도, 세상의 온갖 지혜를 다 가졌다 해도 운명이 더 강해! 운명만큼 무서운 건 없어. (by 영선이 말)


불행이 무엇인지 모욕이 무엇인지, 생이라는 게 얼마나 불가사의하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지 느껴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글들에게는 내 말을 들을 귀가 있을 거야(혜완이가 알아들은 영선의 말)


"별거 아니란다. 정말 별거 아니란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수없이 일어난단다. 그러면 너는 알게 된다. 

네가 지금 느끼는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안고 울 일은 더욱 아니고 그저 산다는 건 바보같은 짓거리들의 반복인 줄을 알게 될 거란다. 자, 이제 울음을 그치고 물러서렴. 그 감정에서 한 발자국만, 그 밖을 향해서."


착하고 약하고 선량한 사람이 더구나 여자일 때 혼자서 살기는 힘들어진다.

극복해냈다고 생각하고 돌아서면, 환영처럼 견딤들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그 불안정한 시기들을 견뎌야 하리라. 


외로울 때는 줄넘기를 한답니다. 어쩌면 살고 싶어질 거예요. 


하지만 영선은 사소한 사건 하나에도 치명적으로 상처입을 만큼 약해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걸 헤아리지 못한 것은 박 감독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영선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적어도, 적어도 착한 영선이를 그렇게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었다 단지 밥을 하고 뺄라를 하고 유학을 포기한 채 그의 뒷바라지를 한다고 해서 모두 이런 식으로 손상되지는 않는다.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친밀감에의 욕구가 훨씬 더 강하다고 한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 성공을 한 여성이라 하더라도 사랑 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그리고 그 사람의 

아이를 낳고 싶은 그 욕망의 선함을 나는 지지한다. 그러나 그 길은 남성들과는 달리 모두가 혼자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나 역시 돌아보면 인적 드문 길을 걸어왔다


한때 후회도 했고 오래도록 울어도 보았으나 이제 담담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길이 꼭 외롭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내 친구, 안 보명 궁금하고 보고 싶어지는 그런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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