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햇살'같은 인생을 꿈꾸다.

이제 다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여러모로 바빴다. 뭐 그리 바쁘다고 브런치에 글 하나 쓸 시간이 없었다니. 마음이 바빴던 걸까? 아무튼, 마음에 여유가 좀 생겼다. 오랜만에 컴백.

워킹맘 초등학교 입학책을 아직 다 보지도 못했는데 아들은 어느덧 '5학년'을 앞두고 있다. 이런 게 인생일까? 지독한 서른아홉을 여러 해 거치며, 이젠 만 나이도 40이 넘어가니 내가 사십대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인생의 시즌마다 중요시하는 것들이 바뀌는데, 나의 '새로운 시즌'에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들은 아래와 같다. '나를 키우는 40대'

나의 일 (커리어)_글쓰기 & 강의

아들의 양육 & 교육

살림과 요리 (생존을 위한)

건강 및 운동

여전히 예술(음악, 미술 등)

역사 & 여행(아들과 함께 역사탐방~)

삼십 대의 나의 화두는 '나를 찾는 일'이었다. 나름 치열하게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나를 찾는다'는 것에 큰 의미나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이 영역은 좀 충만해졌다는 걸까?

사람들은 인생의 많은 시간을 '결핍'을 채우려고 보내는 것 같다. 인정하고 수용받기 위해서 맹렬하게 투쟁하는.

자녀에게도 그러한 실수를 반복할 수 있는데,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다. 전반기 육아시즌의 한 10년을, 나의 결핍을 아들에게는 주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움직인 것 같다. 이제는 전략을 조금 바꿔서~

생활무능력자를 벗어나자

[사진설명_사골국을 끓여봤다.]

추석즈음 이사를 왔다. 아들의 전학이 있었고 이제 좀 적응하는 것 같다. 이사오기 전 부모님과 위, 아래 집에 살면서 '식'의 많은 부분을 의존했었다.

건강하던 내가 면역이 떨어졌는지, 여기저기 골골거리기 시작해서, '아뿔싸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이젠 대체해 줄 사람도 없어졌기에 내가 나섰다.

사실, 요리를 어려워 한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는 나의 가치관 때문이었을지도. '나'를 찾는데 집중할 때는 공부하고, 발견하고, 나를 알아가는 그 시간이 제일 중요했다. 그 전의 인생에서는 공부, 대학입학, 취업, 결혼 등등....

'먹는 것'은 한 번도 나의 가치관에서 '상'에 올라온 적이 없었다. 생각이 행동을 만든다.

어제는, 처음으로 생고등어를 사다가 '고등어 무조림'을 시도했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뼈국(사골국)'에 도전했다. 낮 12시에 시작해 3번을 우려내니 저녁 11시가 되었다.

아, 엄마가 종종 해주던 뼈국은 그냥 되는 게 아니었구나.

뭐든 해봐야 늘고, 그 수고스러움을 알 수 있다.

늙는다는 것은 좀 서글프지만, 한편으론 나와 투쟁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서 좀 편하다.

20대에 좋아했던, 백지연 앵커님의 유튜브 채널을 오전에 틀어놓고 집안일을 했다.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백지연 님께 '봄날의 햇살'같은 인생을 살라는 고, 하용조 목사님의 메시지였다. 맞아, 봄날의 햇살.

이제 그만 심각해하며 우중충한 먹구름 가득했던 겨울을 떠나보내려 한다. '봄날의 햇살'같은 일상을 꿈꾸며.

ps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꿨었는데,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