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훈 Sep 05. 2015

엔젤투자자는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가? (1)

정지훈의 스타트업 투자 이야기 꾸러미

적어도 1주일에 하나 정도의 글은 최소한 써서 발행을 하려고 하는데, 워낙 바쁘다 보니 그게 쉽지는 않네요. 주말이 지나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꼴이 되니 조금 늦었고, 많은 분들이 글을 보기 어려운 주말이지만 지금이라도 써서 올려야 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지난 번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탈을 비교한 글을 예상외로 정말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셨고, 굉장히 많은 공유가 일어나서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거 가볍게 대충 쓰는 부분도 있어야 하는데, 큰일이네" 싶기도 했구요. 부담은 늘었지만, 적당한 호흡으로 계속 제 마음 속에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대도 좀 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엔젤투자자는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가?" 입니다.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자는 투자금의 속성이 다르기에 당연히 투자하는 스타트업을 고르는 방법도 다르다는 것은 지난 번 글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먼저 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난 8월 20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가 제주도에서 열렸는데, 이 컨퍼런스에서 쿠팡, 배달의 민족, 직방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VC인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가 투자한 스타트업 기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가장 큰 투자 이유는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다.  결국 벤처캐피털은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니까 ..."


그리고, 이런 말도 하셨네요.


“나쁘게 말하면 창업자를 꼬십니다. 제발 빨리 팔지 말고, 더 크게 키우자고요. 지금까지 4개 회사가 그랬어요.

쿠팡, 우아한형제들, 직방, 이음.  창업자 지분 일부를 현금으로 사주면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망해도 집 한 채는 살 수 있으니 더 크게 키우자. 지금 팔면 몇 백억원이지만, 더 열심히 해서 몇 천억짜리 회사를 만들자!'”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와 꽤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어왔고, VC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를 알려주신 DFJ Athena의 정회훈 대표님에게 제가 비슷한 질문을 던졌을 때에도, 이렇게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안타보다는 홈런을 날릴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힐 수 있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곳 ... 삼진 좀 먹더라도 풀 스윙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에 투자를 합니다"


뭔가 감이 오시나요?


VC는 다소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곳에 과감하게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지분율도 많이 확보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경영권에도 관여하며,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도 합니다. 싹수가 있는 곳이라면 과감한 베팅도 하고, 수백 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의 투자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지만, 성공에 대한 리턴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브런치 글의 제목인 "엔젤투자자는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가?" 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 "엔젤투자자 마음" 입니다. ㅎㅎ.



제 답변에 실망하셨나요? 그렇지만, 개인 엔젤은 당연히 자기 마음대로 투자하기 때문에, 이것이 정답입니다. 다만, 이를 달리 이야기하자면, 개별 엔젤투자자들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엔젤투자자에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해당 엔젤투자자의 투자성향과 투자원칙, 철학 등을 알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스타트업이라고 하더라도, 엔젤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원칙에서 벗어난 투자는 왠만해서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초기 스타트업에게 제일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자신들의 정체성과 잘 맞는 엔젤투자자를 찾는 것입니다. 물론 VC에도 이 원칙은 기본적으로 적용됩니다. VC도 나름의 스타일이 있고, 조성된 펀드의 특징에 따라서도 투자대상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VC에서도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투자심사역과 파트너들이 아니겠습니까? 이들도 사람인지라 자신들만의 선호도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잘 파악해서 자신들을 잘 지지해줄 수 있는 분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번 글의 제목 뒤에 (1)이 붙은 것은 다음에 이 제목의 2탄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다음 번에는 저 자신의 투자철학과 다른 엔젤투자자 또는 VC의 유명 벤처투자자 중에서 잘 알려진 투자원칙을 가진 분들 몇 분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뵐께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