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14. 연체 더미에 올라 앉은 인생

I후불제 인생I

by 작가 기안장


연체는 대개 조용히 시작된다. 문자 한 통, 알림 하나쯤으로. 인생도 그랬다. 큰 사고도 없었고, 눈에 띄는 실패도 없었다. 그래서 아직 괜찮다고 믿었다. 지금은 잠깐 숨이 가쁜 것뿐이라고, 조금 늦어도 문제 될 건 없다고.

그렇게 인생의 납기일을 한두 번쯤 넘겼다. 책임을 미뤘고, 결정을 유보했으며, 감정의 정산을 다음으로 돌렸다. 그땐 ‘다음’으로 미룬 것들이 결국 연체가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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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기안장입니다. 오랫동안 지식인의 길을 걸어왔으나,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펜을 들었습니다. 이제 오랜 세월의 유폐를 끝내고 독자 여러분과 주파수를 맞추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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