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한참 뒤에 다시 엄마를 만났을 때, 엄마는 예전과 조금 달라져 있었다.
나는 엄마가 어떻게 살았는지 묻지 않았다.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불행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담담해 보였다.
그래도 한 가지는 생각했다. 아빠와 함께 살던 때만큼 불행해 보이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우리는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었다. 가끔씩 안부를 묻고, 가끔씩 얼굴을 보는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다시 만났을 때도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어색하거나 화가 나지도 않았다.
어쩌면 가족이란 그런 관계인지도 모른다. 큰 잘못이 있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굳이 사과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게 같은 자리에 앉아 있게 되는 사이.
그때 나는 엄마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또렷하게 남아 있다.
엄마는 슬퍼 보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