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은 NFT 업계 내부자 / 반쯤 외부인으로 바라본 NFT 시장 (1)
안녕!
요즘 근황을 자세히 적지는 않았지만, 6월 말부터 3개월 동안 NFT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지금은 벌써 한 달 반이나 지났지 뭐야!
NFT회사에 오기로 한 이유는,
블록체인과 NFT 시장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외부에서 아무리 공부해봐도 잘 납득도 안 가고 이해도 안 가는 시장이더라고^^;;
기회가 되었을 때 회사 안에서 일하면서 이 분야를 더 깊숙이 파보고 싶었거든.
직접 다니다 보니 나름의 관점을 가지게 되어서
이 이야기들을 써보려고 해.
단순히 기술에 대한 소개는 적지 않을 거야. 그건 다른 분들이 너무 잘 정리해두셨거든.
나는 이 안에서 느끼는 “맥락”, 그리고 이게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위주로 적어볼게.
이 산업에 발 담그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분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길 바라면서 말이야.
그럼 기존에 NFT를 검색하면 뭐라고 설명하는지 볼까?
블록체인 증명서다
아트 작품이다
“대체 불가능”
이런 말을 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전에 이걸 아무리 밑줄 쳐가면서 읽어도 잘 이해가 안 가더라고.
나만 그런 거 아니지?
근데 내가 안에 들어와서 보니까, 조금 더 중요한 포인트들이 있어.
그 내용들을 나 나름의 언어로 이야기해볼게.
우선 내가 생각하는 NFT의 진짜 중요한 포인트는 아래의 3가지야
1) 투명성
2) 자금거래
3) 복사 불가능한 ID
NFT는 블록체인 위에 있다 보니 의도적으로 기록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고 / 이 내용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거야.
이게 거래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인 거야. 기존 왕권 시대에서 민주주의가 탄생한 것과 비슷한 정도의 변화랄까?
이게 어느 정도냐면, NFT 프로젝트 거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 누가 / 몇 개를 샀고 /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이 정보들을 조금만 다듬으면, 이런 자료들까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거야.
* 비트코인 고래(대주주 같은 개념) 지갑 현황 알기
* 하나의 NFT 프로젝트를 보유한 보유자가 또 어떤 다른 프로젝트들을 가지고 있는지
이게 더 확장된다면
- 회사 관계자가 NFT를 몇 개 가지고 있고, 얼마나 팔았는지
- 실제 사람들이 몇 명이나 이 NFT를 가지고 있고 몇 개나 가지고 있고 / 얼마나 보유해왔는지
- 그래서 약속한 대로 자금을 잘 쓰고 있는지(소유하기로 한 NFT를 얼마나 현금화했는지)
까지 알 수 있어.
정말 투명하지?
그러니까 사용자 입장에서 훨씬 더 사업의 주체를 신뢰할 수 있게 되는거지.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딴짓을 할 수 없고 말야
NFT가 등장함으로써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
사업의 가장 큰 축인 자금을 다루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거지.
기존에는
* 담보로 자금을 유입하거나 - 담보대출
* 주변 지인이나 VC 같은 거대 금융기관에 투자를 받거나 - 비상장 투자
* 어느 정도 요건을 맞추면 주식시장에 상장해서 자금을 확보하거나 - IPO
이 3가지만이 가능했잖아?
근데 NFT가 등장하면서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NFT를 판매하고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자금을 받고 시작할 수 있게 된 거야.
진짜 혁신이지 않아?
혁신적인거는 알겠는데 NFT를 왜 써야 하냐고?
나는 지금 이 단계에서 가장 피부로 와닿는게 "선미야"라는 프로젝트인데 한번 설명해볼게!
1. NFT로 자금 마련 -> "선미"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투자
NFT를 구매한 사람들의 자금으로 - "선미"라는 아티스트의 활동을 지원하고(음원내고, 프로듀싱하고, 홍보하는데 모두 자금이 필요하잖아?)
2. "선미"의 브랜드 가치 상승
선미가 잘되면 잘될수록, 광고 금액도 올라가고, 콘서트 티켓도 올라가고 음원 수익도 올라가겠지?
3. 직접적인 수익 분배 or NFT의 가치가 올라가 가격도 올라감
* 수익분배
이건 기존 주식의 "배당금"과도 비슷한 개념이야.
주주들의 돈을 모아서 사업을 진행해 얻은 수익을 그 돈의 크기만큼 나누는 거지.
"선미야 클럽" 이라는 NFT 프로젝트는 직접적으로 수익을 나눈다는 발표는 하지 않았어 (언젠가 그런 프로젝트도 생길거라고 생각하고, 곧 나올거야. 이미 그렇게 진행하는 프로젝트들도 있고 말야)
* NFT의 가치 상승
NFT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혜택을 주는거야.
그러면 이 NFT를 원하는 다음사람들에게 더 비싼 가격을 주고 팔수도 있겠지 (10만원에 산 사람인데, 선미가 월드스타가 된다면? 선미와 만날 확률이 높은 NFT를 100만원에 팔수도 있겠지?)
회사는 처음부터 큰 자금 없이도
한명의 연예인을 키워내기 훨씬 쉬운 방법이 생긴거야.
대중은 자기가 응원하는 연예인에게 기여할 더 확실한 방법을 찾고,
단순 응원을 넘어 수익까지 이어질수도 있는거지.
다만 NFT가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은 기존의 자금시장의 IR과는 완전히 달라.
1) 신뢰가 중요하고
어떤 성과를 가자고 자금을 유입하는 게 아니라, 일단 자금을 유입받고 시작하다 보니,
프로젝트를 잘 만들어가겠다는 믿음과 신뢰를 가진 팀에 자금들이 유입되지.
아니면 믿을만한 advisory가 있거나.
혹은 기존에 선언했던 계획을 잘 실행하고 있거나도 중요한 요인들이고.
기존 사업보다 "신뢰"의 의미가 훨씬 무거워지고 커졌지.
직접적으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변수가 되었으니까
2) 커뮤니티를 잘 운영해야 하고
NFT 회사에 들어오기 이전에는 "커뮤니티를 잘 운영하는게 중요해" 라는 말을 들었을때
음 그렇구나 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정말정말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왜냐면 기존 IR은 분기별로 한번만 서류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되는데
디스코드(NFT 분야에서 자주 쓰는 카카오톡 같은 채널)가 24시간 열린 채널이고 / 쉽게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다보니
어떤 사건이나 정보에 대해 운영진에게 즉각적인 해명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고(=많고)
이에 대해 단순 CS를 넘어선,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거든.
기존의 CS, PR, IR을 합친 개념인 거 같아.. 휴
3) 만들어가겠다는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가는 실행력.
이건 기존 사업도 동일하지.
분기별 영업이익 안 좋으면 주가가 바로 떨어지는 것처럼
NFT도 프로젝트 상황이 안 좋으면 가격이 바로 떨어지고는 해.
지금은 이 완전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초입이지 않을까 싶어.
* WEB1 : 직접적으로 거래해서 매출을 일으킴
(PC 구매, 소프트웨어 구매. 광고조차도 B2B로 큰 기업에게 구매)
* WEB 2 : 트래픽을 모아서 다양한 기반으로 광고를 붙여 수익 창출
* WEB 3 : 신뢰를 바탕으로 자금과 수익 창출
기존에 쓰던 단어인 "대체 불가능" 이 단어 자체가 엄청 오해를 준다고 생각해.
기존에 대체 불가능하다는 말은, 유일무이한 존재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내 나름의 단어로 NFT의 특성을 정의하자면 “복사 불가능한 ID화”인 거야
* 아트에서 "복사 불가능한 ID"의 의미
기존 디지털 분야의 고질적 문제가 “복사”가 된다는 거였는데(이미지 복사, 짤 복사, 내용 복사 등) 그걸 막고 딱 하나만 존재하게 만드는 거야.
마치 품질 보증서처럼 NFT가 그 작품의 진가를 증명해주고 말이야.
그래서 아트 작품도 딱 1개만으로 공급을 컨트롤해 제작자에게 더 이익이 갈 수 있도록 하지.
* 커뮤니티에서 "복사 불가능한 ID"의 의미
1) 주민으로서의 증명
근데 이 ID 화 라는 것은 단순 예술 작품뿐 아니라
우리가 접하는 각 작은 커뮤니티와 세계들의 주민번호를 가지는 의미이기도 해.
BAYC 프로젝트 NFT의 소유주라면 그 세계의 주민번호를 가진 거고,
NFT가 없다면 그 세계의 주민이 될 수 없는 거지.
그럼 해당 프로젝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는 거고.
2) 기여와 의사결정
내가 생각할 때 NFT로 빠르게 진화하게 될게 팬덤이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 팬들이 CD를 100장씩 사주는 거는
CD를 100장 가지고 싶은 게 아니라
그만큼 그 연예인의 매출을 늘려주고 싶거나 / 이후 이벤트에서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인 거잖아?
만약 CD 대신 NFT를 발행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매출을 내는 거고
유저 입장에서는 100개의 티켓을 구매한 나의 기여도를 커뮤니티 안에서 그만큼 확실하게 보여줄 수도 있고, 그만큼 의사결정에 더 기여할 수도 있지
위에서의 "선미야" 프로젝트를 예시로 들면,
"선미 콘서트를 어디서 열까?" 라는 투표를 할 때
나의 의견이 100개 표를 얻는 것처럼 말야.
마치 대주주 같은 사람이 되는거지.
내 친구한테 이렇게 설명했을 때에는
NFT가 사회에 어떤 변화를 줄지 이해가 잘 간다고 말했는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그런 글이 되길 바라.
혹시 궁금한 게 있다면 (내가 답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댓글로 달아줘!
아직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또 정리해볼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