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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May 14. 2024

오컬트와 무속신앙

귀령, 파묘


솔직히 고백하자면 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웹소설을 터부시 했다. 

정통 문학이 아니다. 

현실에 없는 로맨스만 난무하는 허무맹랑한 소설들만 판치는 곳이다라는 편견으로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업계다. 

코로나시기 웹소설, 웹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는 소식에도 그건 문학이 아니야 라며 모른 척했는데.


요즘 웹소설을 보느라 매일 밤 잠을 설치고 있다. 

어느 인터넷 댓글에서  [귀령]이라는 작품을 추천하다는 글을 보고 한번 보기나 할까 했는데, 웬걸 매일밤 10시만 되길 기다리고, 쿠키 획득을 위해서 쇼핑까지 서슴지 않는다. 


[귀령]은 네이버 웹소설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매일밤 10시에 무료로 볼 수 있다. 

네이버 웹소설, 웹툰에서 사용하는 쿠키라는 결제수단은 네이버쇼핑이나 이벤트 등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고.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8297398


여하튼 이 소설 때문에 웹소설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립되었다. 

'귀령'은 무속신앙, 토속신앙, 인과응보, 사필귀정, 역사의 한, 전쟁, 민초들의 삶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전부 담겨있는 대서사를 가진 작품이 이었다. 

작품은 시즌1,2,3과 외전까지 총 461화로 완결된 작품이다. 


시즌 1은 이화선녀와 범의 만남, 시즌2는 만신들의 제자 이야기 시즌 3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인 만신의 탄생, 외전은 작품 속 빌런이었던 영지의 이야기로 모든 이야기는 확장되어 한 세계관에서 만나게 되었다. 


총 461화라는 분량도 대단하지만, 한 회 한 회 빠져들지 않은 회차가 없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정황이나 상황표현 등등 문학시간에 배운 낯설기 보기의 정석이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작품 속 인물들의 상황들이 구구절절 공감되어 눈물 빼면서 읽던 회차들도 많았다. 


 한참, 귀령에 빠져있을 무렵, 영화 파묘도 흥행돌풍이었다. 

일맥상통하는 소재로 바로 관람을 했는데, 문자로 보던 '태을보신경'도 귀로 들어보고, 대살굿 장면도 보면서 귀령의 문자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이도연 배우가 외우던 태을보신경이 귀령에 엄청 자주 등장해서 일부는 나도 같이 외울 정도였다. 





이 두 작품을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인생은 사필귀정이고,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것. 

내가 제공한 원인은 언젠가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복을 지었으면 그 복이 돌아오고, 업을 쌓으면 그 업이 화가 되어 돌아오니 항상 겸손하고 착하게 살 것.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하늘의 뜻을 받드는 것.


문자로 알던 그 의미들을 두 작품을 접하는 동안  마음으로 깊이 깨우쳤다. 

 

문학도 아니라고 치부하던 작품 속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 역시 고수들은 어디서나 빛을 발한다. 

귀령을 만나고 물건 하나, 벌레 하나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모든 것에 마음을 담게 되었다. 

하찮게 대할 것은 어떤 것도 없으니 모두에게 친절할 것.

무심코 하는 행동하나도 조심할 것.  


뜬금없지만, 인생을 선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준 작품들이었다. 

웹소설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줌과 동시에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다짐하게 해 준 두 작품들은 힘든 현생을 사는 모든 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작품들이다. 

물론, 오컬트에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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