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브런치를 다시 깔며
나름의 작은 결심
정말 새까맣게 , 2년 가까이 브런치를 잊고 살았다.
사실 그렇게까지 사랑하는 존재는 아니었으니,
삶이 바쁠 때 자연스럽게 잊혀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실제로 브런치를 통해 진행하던 100일 시필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했고,
새 회사에서는 하루하루 풍요 속 빈곤을 맛보다 보니
내 생각을 돌아보고 정리할 마음의 여유 따윈 없었다.
그저 행복을 쥐어짜 내며 견뎌낼 궁리만 하고 살았지.
그 회사를 퇴사하고 다시 고향 같은 곳에 돌아와,
마음과 커리어의 안정을 찾기 시작하여 정신적 여유를 돌볼 겨를이 생겼다.
더럽게 바쁜 회사일을 주말을 거쳐 오늘 저녁식사시간 즈음 마무리 짓고,
뭔가 잠이 오지 않아 브런치 앱을 다시 깔고 뒹굴거리며 글을 쓰고 있다.
일주일 가까이 새벽 한참 지나 잠들었는데, 어쩐 일인지 신이 난다.
내 직업(?) 내 직군(?)은 별별 리포트를 다 쓰다 보니 뭔가를 줄줄 써 내려가는 건 그럭저럭 할 만 하지만,
일 얘기 따위 1 그램도 없는 이런 글을 쓰는 건 버릇이 들지 않으니 영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 덕분에 간신히 글 쓰는 행위는 유지하고 있으나 역시 단문과 장문은 하늘과 땅 차이구나.
시필사할 때 사진을 올리며 간단히 일기장처럼 생각나는 몇 마디를 함께 적었는데,
오래간만에 읽어보니 짧은 몇 마디에도 그날의 감정이 스르륵 올라온다.
이래서 그렇게 초딩 때 일기 쓰기를 시킨 건가. 수십 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그래도 대학생 때까진 페북에라도 짧은 일기 비슷한 걸 올렸는데, 역시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제맛이다.
내가 그동안 일기장으로 써온 플랫폼은 프리챌(...) 싸이월드(...) 같은 것인데, 더 이상 할 말은 하지 않겠다.
브런치만큼은 인싸용 플랫폼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는 브런치에 일기 비슷한 것을 써야지.
꾸준히 일기를 써 내려가며 좀 더 조리 있는 생각을 하고, 비문 없는 말을 내뱉는 사람으로 진화해야지.
앞으로는 글감이 생각나면 글감만 제목으로 발행해두고 나중에 쓰는 방식도 취할 것이다.
단어 몇 개에 내 이야기를 붙여주기만 해도 스스로에게 썩 괜찮은 자서전이 만들어질 것 같다. 간지 나는군
거창한 다짐과 함께 내일의 과업을 위해 잠들어야겠다.
*다시 읽으니 더럽게 두서없지만, 미래의 나를 위해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