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이모티콘과 “ㅋㅋ” 없이 친근함 유지하기
순수하게 이 브런치 글들을 바탕으로 출간된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이 예스24 실시간 종합 1위, 인문 1위, IT/모바일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문해력의 기본과 함께 태도와 커리어를 짚어주는 책입니다.
“ㅋㅋ”는 안전한 마침표처럼 보였다. 어색한 말 끝을 가려주고, 농담처럼 넘어가게 해주니까. 하지만 회사 단톡방은 생각보다 좁고, 생각 이상으로 예민한 공간이다. 처음엔 무미건조하다는 말에 억지로 이모티콘을 붙였고, 나중엔 진심 없이 웃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승훈은 어느 날, 자신이 보낸 단톡방 메시지 하나 때문에 팀장실로 불려 갔다. 가볍게 쓴 한 문장이 그렇게 무겁게 읽힐 줄은 몰랐던 것이다. 문득 그는 깨달았다. 단톡방에서도, 문장은 곧 ‘내 얼굴’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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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10시 32분. 승재 사원이 팀 단톡방에 올린 메시지가 알림음과 함께 떴다.
[승재 사원] 오늘 회의 전에 고객 여정 맵 2안도 함께 검토해 주세요. 간단한 피드백만 미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승훈은 방금 전 기획서 마감 때문에 눈이 침침했지만, 단톡방 메시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승재 사원의 메시지 아래로 팀원들이 하나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고 대리] 네, 확인했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해 볼게요!
[조 과장] 2안 중심으로 의견 모아볼게요.
[승훈 사원] 넵ㅋㅋ 알겠습니다~ㅎㅎ
승훈은 별다른 생각 없이 답장을 달았다. 회의 전이라 분위기를 좀 부드럽게 하고 싶었고, 실은 딱히 구체적으로 쓸 말이 떠오르지 않기도 했다. ‘다들 다 봤다는데, 굳이 내 의견도 쓸 필요 있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냥 적당히 웃으며 넘어가는 답장이었다. 하지만 그날 오후, 조 과장이 조용히 승훈을 불렀다.
“오전 단톡방에서 승훈 씨가 단 거 말인데….”
승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제가 무례하게 썼나요?”
조 과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닌데, 말투가 너무 가볍지 않던가요. 친구들 단톡방이 아니니까. 승재 씨가 오전에 기획안 피드백 제대로 안 온다고 좀 서운해하더군요. 웃는 말투도 좋지만, 가볍게 웃고 넘어가기보단 ‘지금은 확인만 했고, 곧 피드백 드릴게요’ 정도는 남겼으면 좋았겠지요.”
승훈은 그제야 단톡방에서의 자신이 ‘의견을 회피한 사람’처럼 비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실제로 피드백은 머릿속에 어렴풋이 떠오르고 있었지만, 괜히 “ㅋㅋ”로 무마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날 저녁, 승훈은 퇴근길 버스 안에서 팀 단톡방을 다시 열어봤다. 다른 팀원들의 메시지를 천천히 읽으며, 그들의 말투가 단순히 ‘예의 바른 말’이 아니라,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문장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고 대리] 승재 님, 저는 A/B 구간의 전환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은데요. 내일 아침에 관련 자료 정리해서 다시 공유드릴게요.
[조 과장] 2안이 전달력은 더 명확한데, 브랜드 방향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내일 회의 때 구두로도 말씀드릴게요.
다들 명확하게 자신의 이해를 표현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짧게나마 알리고 있었다. 그에 비해 승훈은… “ㅋㅋ 알겠습니다~ㅎㅎ”였다. 말은 친근했지만, 행동의 책임은 비워져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승훈은 팀 단톡방에 다시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에는 이모티콘도 없이, 아주 간단하게.
[승훈 사원] 어제 요청해 주신 고객 여정 맵 2안 확인했습니다. A/B 전환 지점 관련해서 제안 하나 드리고 싶은데, 오전 중에 간단히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답장은 바로 돌아왔다.
[승재 사원] 감사합니다, 승훈 님! 기대할게요!
이 짧은 메시지 하나가 전날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때 승훈은 비로소 실감했다. 단톡방에서도 문장은 인격이고, 말투는 책임이라는 걸.
그 주 금요일, 고 대리와 점심을 먹으며 승훈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모티콘 없으면 다들 차갑게 보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막상 써보니… 단정한 말이 더 신뢰를 주는 것 같더라고요.”
고 대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모티콘은 양념이지, 주재료는 아니니까요. 실무 메시지에서는 ‘무엇을 할지’가 먼저 보이고, 그 위에 말투나 친근함이 따라붙는 거예요.”
승훈은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이제야 알겠어요. ‘ㅋㅋ’로 친해지기보다,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게 더 멋있는 거구나.”
다음 주부터 승훈은 팀원들과의 대화에서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따뜻한 말투를 유지했지만, 쓸데없는 이모티콘은 줄였고, “ㅋㅋ”는 농담이 확실한 순간에만 조심스레 붙였다. 그리고 말끝마다 붙던 물음표도, 이제는 자신 있는 마침표로 바뀌어 갔다.
단톡방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오가는 문장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쓸데없는 “ㅋㅋ”와 이모티콘은 순간을 덮을 수는 있어도, 결국 말의 무게와 태도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친근함이 꼭 가벼움일 필요는 없다. 가볍지 않은 말로도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고, ‘할 말은 한다’는 인상은 오히려 더 신뢰를 만든다.
승훈이 문장 하나로 신뢰를 되찾았듯, 우리도 단톡방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작은 문장 하나로 ‘업무 센스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
문해력/어휘력/이해력 점검 18단계
《춘향전》은 조선시대 판소리계 고전소설로, 양반집 자제 이몽룡과 기생의 딸 성춘향이 신분을 넘어 사랑을 나누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사랑·지조·정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신분제 사회의 모순도 함께 풍자합니다.
� 지문
남원 고을에는 기생 월매의 딸 춘향이 있었다. 비록 기생의 자식이지만 그녀는 총명하고 아름다웠으며, 예절도 바르고 글도 익힌 인물이었다. 어느 날, 남원으로 내려온 사또의 아들 이몽룡은 그네 타는 춘향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몰래 혼인을 맺는다. 그러나 이몽룡은 이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떠나고, 춘향은 홀로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 그 무렵 새로 부임한 변학도는 춘향의 미모에 탐심을 품고, 그녀를 수청 들라며 위협한다.
하지만 춘향은 “몸은 비천하나 마음은 양반의 며느리입니다.”라며 거절하고, 결국 옥에 갇히는 고초를 겪는다. 마침내 암행어사로 변장해 내려온 이몽룡이 변학도의 횡포를 밝혀내고 춘향을 구해낸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나 기쁨을 나누고, 백성들의 축복 속에 사랑을 지킨다.
� 문해력 문제
Q1. 춘향의 행동과 말에서 알 수 있는 성격을 통해 아래 문장을 완성하세요.
춘향은 신분의 차이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 자신의 사랑과 정절을 지키는 ) 행동을 했으며, 이는 그녀가 ( 지조 있고 용기 있는 ) 성격을 지닌 인물임을 보여준다.
� 어휘력 문제
Q2. 다음 중 ‘수청을 들다’의 의미로 가장 알맞은 것은 무엇인가요?
1. 양반에게 술을 따르며 시중들다
2. 관아에 억울함을 호소하다
3. 죄인의 신분으로 벌을 받다
4. 부모를 정성껏 모시다
✅ 정답: 1번
Q3. 아래 문장에서 ‘암행어사’가 상징하는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이몽룡은 변장을 하고 암행어사로 내려와 변학도를 처벌했다.”
1. 왕의 비밀첩자
2. 지방의 높은 벼슬아치
3. 정의로운 권력의 상징
4. 고을을 다스리는 정식 수령
✅ 정답: 3번
✅ 해설
문해력 해설:
춘향은 단순히 아름다운 여성 주인공이 아닙니다. 그녀는 비록 기생의 딸로 태어났지만, 스스로의 인격과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를 지닌 인물입니다. 변학도의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사랑과 정절을 지키는 모습에서, 독자는 지조·신념·용기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어휘 해설:
- ‘수청을 들다’는 기생이 양반이나 권세 있는 인물의 요구에 응해 술을 따르거나 시중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춘향이 이를 거부한 것은 당시 사회 질서에 맞서 자신의 정절을 지킨 행동으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닙니다.
- ‘암행어사’는 실제 조선 시대에 왕이 파견한 비밀 감찰관이었으며, 작품 속에서는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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