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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육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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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애비 May 26. 2016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해주세요.

가족과 나의 이야기

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22살, 처음으로 여행을 할때 느꼈던 감정이 그랬다.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새벽 1시, 오늘도 이 시간에 집에 들어왔다.

지방에 근무하면서 주말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저녁 늦은 기차를 타고 집으로 올라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안도의 큰 호흡이 나온다.

이틀간의 행복한 순간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안방을 열어 아내와 아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다.

오늘은 아들이 꿈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나보다.

아들은 이단옆차기 자세로, 아내는 방어자세를 하고 잠들어 있다.


아들이 뒤집기 시작하면서 침대 구석 내 자리는 아들 몫이 되었다.

대신 난 침대 옆 바닥에서 잔다. 아내가 거실에서 자는건 허락해주지 않았다.

요즘 기어다니는 아들은 잠에서 깨면 내가 자고 있는 쪽으로 기어와 얼굴을 빼꼼 내민다.

그러곤 나를 쳐다보고 웃어준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것 같다.


며칠전 일하고 있을때 아내가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뜬금없는 메시지를 보냈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해줘서 내가 더 행복해졌어.

그리고 덕분에 10년전 어느날 여행하면서 느꼈던 그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어.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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