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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육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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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애비 Sep 07. 2016

내 아들 아니랄까바

아들과 나의 이야기

정말 더운 여름이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더웠다. 더 더운 이유중 하나에 껌딱지가 있었다.


기어다니기 시작한 아들은 내가 누워서 조금만 쉬려고 하면 우사인 볼트와 같은 스피드로 기어와 나를 잡고 일어 선다.

혼자 잘 놀다가도 내가 눕기만 하면 달려드는게 눕는 꼴을 못보는 우리 엄마 귀신이 붙었나보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들의 땀샘은 폭발했다. 특히 분유를 먹을때면 머리에서 난 땀 때문에 내 옷이 다 젖었다. 내 아들 아니랄까바 땀 많은건 쏙 빼닮았다.


아내는 땀 많은걸 싫어한다. 하지만 아들의 땀은 언제나 용서다. "누구 아들 아니랄까바 땀이 이렇게 많이 나" 라고 하면서도 아들 땀을 한땀한땀 닦아주고 뽀뽀를 해준다. 나한테도 그랬던거 같다. 하지만 아내는 아직 초딩이 된 아들이 땀에 쩔어 집에 들어와 씻지 않은 손으로 밥을 먹는건 사랑할 자신이 없다고 한다.


어제는 어쩐 일인지 거실에 내 잠자리가 펼쳐저 있었다. 매트와 이불, 그리고 소파 쿠션.

내가 배던 베개는 누가 훔쳐 갔을까.

아들은 어느 순간부터 베개 위에 올라가 잠을 자기 시작했다. 달걀후라이 노른자처럼 올라가 자기도 하고 다 큰 어린아이처럼 머리를 배고 자기도 한다.

아내의 변명은 아들이 자꾸 자기 베개를 배려고 해서 내 베개를 줬다고 한다. 내 냄새를 기억하게 하려고 한다는 의미심장하고 가족애가 넘치는 변명도 함께 였다. 결국 난 쿠션의 높이에 못이겨 이불을 배고 잤다.


10개월이 된 아들은 가끔(본인이 배가 고플때 주로) 뽀뽀를 해준다. 아들과 뽀뽀가 징그럽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정말 큰 오산이었다. 이건 글로는 더 이상 설명이 안된다. 그저 너무 행복하다.


곰 세마리 노래가 나오면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추는 아들을 아내가 너무 사랑해준다. 나도 너무 사랑한다. 내 아들, 우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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