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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16. 2019

시간 관리는 포기할 것을 적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였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제게 무한으로 제공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갑자기 많아지자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뭘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남들은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만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독서도 하고 공부도 했지만 얻은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집중하기는커녕 계속 유튜브로 눈길이 갔으니까요. 바쁘게 지낸다고 합리화했지만 사실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던 거죠.


헛되이 바쁘게만 살 수 없다고 고민하고 있을 때 <뼈있는 아무 말 대잔치>에서 이 문장을 마주했습니다.


"무언가를 얻고 싶은가?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차분히 앉아서 포기해야 할 것부터 적어라."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해야 할 일만 고민했지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은 고민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사실 이 문장을 본 직후에는 뭘 해내고 싶은지는 고민하지 않은 채 포기해야 할 일만 적어놨었습니다. 텔레비전 보기, 휴대폰 만지기, 쓸데없는 데 돈 쓰기라고 말이죠.


그러나 저 3가지만을 적는 것만으로 문장이 전하는 핵심을 넘겨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진지하게 1년이라는 휴식 기간 동안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생각해봤죠. 캘리그라피, 그림, 글 등 여러 분야를 다 할 줄 아는 프리랜서로서의 기반을 쌓고 싶었습니다. 세 분야를 연습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기할 것을 정하고 이를 의식적으로 할 수 없는 환경을 설정했죠.


1. 유튜브 시청 시간을 줄였습니다.


뷰티, 게임, 먹방 등 다양한 종류의 영상을 많이도 봤습니다. 영상을 보는 시간은 가끔은 힐링이 되기도 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도망치게 만드는 도피처가 되기도 했죠. 그래서 일부 채널만 남겨두고 대부분 채널의 구독을 해제했습니다. 볼 영상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시청 시간은 줄어들어 남는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었죠.


2. 규칙적인 삶의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자유가 주어지니 한편으로는 좋다가도 한편으로는 무서웠어요. 틀이 없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라는 말을 실감했죠. 규칙을 부여하고 일말의 자유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매일 반복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시간대를 설정했어요.


기상 직후 : 글쓰기나 독서

아침 식사 직후 : 필사와 독서, 공부

점심 식사 직후 : 그림


이런 식으로 간략하게 정한 다음 평일에는 이 패턴을 꼭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패턴을 지키는 일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면서 더 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편안함을 포기했습니다.


뭐든지 혼자서 하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혼자 하는 게 편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저를 드러내는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됐으니까요. 하지만 이 습관은 무언가를 지속해서 하는 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보는 눈이 없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혼자 하는 편안함을 포기하고 글쓰기 모임과 인스타그램에 공개적으로 글과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저 또한 끈기 있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죠. 글과 그림을 올릴 때마다 달아주시는 따뜻한 댓글과 함께 잘 해보자는 응원 덕분에 지치지 않고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낙이었던 유튜브 시청 시간을 줄이고 일말의 자유를 포기하고 편안함을 포기하면서 뭘 할 수 있었을까요? 핸드메이드 소품을 파는 아이디어스라는 앱에 캘리그라피 일러스트 작품으로 입점을 할 수 있었고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 달에 글 한 편도 쓰지 않았던 제가 일주일에 1~3편씩 글을 쓰고 4개월 동안 필사를 해오고 있어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일주일에 5일 이상 그림을 꾸준히 올리고 있고요.

포기한 것보다 훨씬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죠.



저는 "시간이 없어서 그래. 시간만 많으면 다 하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아졌다고 해서 바로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포기할 걸 정하고 생활 환경을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정하면서부터 변화는 가능했습니다.



새해가 된 만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포기해야 하는 일들을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우리에게는 매일 86,400초라는 선물같은 시간이 주어지니까요.



혹시 새해인데도 무기력함을 느껴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내일 발행될 티라노 작가님의 글을 확인해주세요. 무기력에서 벗어나 다시금 전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많은 팁들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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