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담 Jan 24. 2019

못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니었어

10. 비폭력 대화

"시끄러워! 말 좀 들어라. 넌 왜 이렇게 선생님 말을 안 듣냐? 아휴 바보... 입 다물어. 공부 좀 하라고."

1년 4개월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 막말을 많이도 내뱉었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겠다고 다짐하며 시작한 일이었건만 그러지를 못했다. 그 결과 컴플레인이 이어졌고 퇴원율이 점점 늘어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나를 싫어했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억울함을 느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화를 내고 말도 막 하는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건가 싶었으니까. 일련의 사건들은 강사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했다. 계속 이렇게 일을 하다가는 우울감이 온몸을 덮칠 것 같아 결국 사직서를 냈다. 많이도 울면서 보냈던 그 처음의 시간이 종이 한 장으로 마무리될 때의 허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일을 그만두고 나서도 아이들을 향한 미안함에 후회의 순간으로 얼룩진 나날들을 보냈다. 점차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잊어가긴 지만 여전히 마음 한 편에는 죄책감이 남아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나에게 계속 판단만을 하고 있었다는 걸.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를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책에 나온 대로 무슨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아이들에게 그렇게 했는지를 파악했다. 성적을 잘 내서 팀장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 신입이어도 아이들을 잘 케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마음. 혼을 내서라도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 이 과정을 거치자 못난 사람이라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힌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아직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더는 억울하거나 원망스럽지 않았다. 잘못된 신념과 욕심 때문에 그랬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과하는 마음에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려 했지만 상사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신입이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마음, 아이들을 혼내서라도 말을 잘 듣게 해서 좋은 평가를 받게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그렇게 하질 못해 슬프고 미안했다. 왜냐하면 나는 다정하고 의지할 수 있는 강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나와 내가 마주할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비폭력대화를 배워서 사용해야 한다"라고 책에 쓰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책을 미리 알았다면 어땠을까라는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뿐이다. 비폭력대화를 앞으로 실천함으로써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가진 걸 나눈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