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를 1도 몰라!!"
원래 난 게임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을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UX 팀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
근데 난 UX를 1도 모른다.
그냥 'User Exprience'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알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UX 팀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하면 "그게 뭔데?"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그 되물음에 난 명쾌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나름의 비유를 든다.
그 비유는 예컨대
" 유리컵에 뜨거운 걸 마시면, 처음에 뜨거워서 유리컵을 못 잡잖아.
여기다가 '손잡이를 만들자'라고 말하는 일!"
뭐 이런 비유다...
그러면 상대방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그냥 다른 주제로 이야기가 넘어간다....
난 UX를 잘 모른다.
뭐라 명확하게 정의할 수도 없고,
흐릿한 내 머릿속의 의미들도 맞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UX를 접하고 공부하면서
내 나름의 이해를 기록하려고 한다.
100% 혹은 99% 틀릴 수도 있지만, 내 나름 소화할 생각이다.
아는 게 없으니, 열심히 구글링 하면서 닥치는 대로 읽고 있다.
주로 pxd UX Lab에 올라온 글을 읽게 있었다.(고마워요 pxd!)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느낀 점은 대학교 때 배운 '심리학'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느꼈다!
이 느낌을 설명하기 위해선 꽤 많은 글을 리스트업해야 하지만, 너무 마구잡이로 봐서 찾을 수가 없다.
기억나는 첫 글은 이 글 이었다.
http://blog.naver.com/altair7976/220183091917
본문 중 '디자인 방법론'의 순서도가 나온다. 순서도와 함께 'Bottom-Up 방식이고 관찰 중심이며 협업 중심'이라고 설명한다.(반대되는 방식은 'Top-Down 방식, 계획 중심, 분업 중심')
그리고 나의 흐릿한 기억 속의 심리학의 연구 방식은 아래와 같다.
네모 칸에 적힌 네이밍은 다르지만,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굉장히 유사하게 보인다.
관찰/문헌조사 등으로 어떤 '문제', '아쉬움'을 찾고,
그것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가설(가정)을 세우고, 이 가설(가정) 전후로 가설 검증을 한다.
차이가 있다면 '구현'을 하느냐, 안 하느냐 인 듯하다.(이게 굉장히 큰 차이일 것만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UX가 재밌을 것 같다!"
학부시절, 연구방법론 수업을 들었다.
학부생이지만, 팀을 짜고 1학기 동안 심리학 연구 하나를 해보는 빡세기로 유명한... 수업이었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논문을 찾아보고, 설문지도 만들고, 통계도 돌려 보고...
힘들었다....
그 수업에서 난 재밌으면서도 답답함을 느꼈다.
일단 가설 세우는 게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었다.
"A랑 B랑 어찌저찌니까 B랑 C랑 이러쿵저러쿵"
그러면서도 답답한 건 그 가설 세우기가 굉장히 정교하고 치밀함을 요구했다.
처음 가설을 만들고 교수님한테 탈탈 털렸다....
우리 팀은 중간고사 볼 때까지 가설을 못 세웠었다.
심리학은 가설을 구성하는 연결 고리마다 근거가 되는 '논문'이나 '이론적 배경'을 요구했다.
그 정교함이 학문으로써의 포인트지만 개인적으로는 답답했다.
하지만 UX에서 마주치게 될 문제들은 이보다 덜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문제'의 해결책에 '학문적 완결성'을 요구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