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영화
울고 싶어서
슬픔을 고르기도,
울고 싶지 않아서
눈물을 숨기듯
슬픔을 찾기도 한다
울음이
텅 빈 방에 메아리치지 않도록,
홀로 외롭지 않도록
슬픈 영화를 찾는다
그 너머의 이야기가
눈물과 섞이면,
어디까지가 내 슬픔인지,
어디서부터 그들의 슬픔인지
경계는 흐릿해진다
눈물이 천천히 흐르는 동안
그 눈물은 덜 외로워진다.
누군가의 아픔을
내가 대신 울어주고,
내 슬픔은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 숨기며
서로를 부축한다
그렇게 슬픈 영화가 끝나면
눈물의 부르짖음은 더는 내 것이 아니고,
내 슬픔은 이미
슬픔 너머의 이야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