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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 Dec 17. 2024

날씨는 왜 이토록 고민스러운가

날씨는 왜 이토록 고민스러운가

하늘이 꾸물거리면 내 마음도 같이 주저앉는다.
눈이 내릴 듯, 비가 올 듯, 바람이 불 듯 말 듯.
그 애매한 기척들이 하루를 사소하지만 무겁게 만든다.

추울지, 말지.
롱패딩을 입어야 할지, 숏패딩을 입어야 할지.
세찬 바람이 불어올지, 아니면 조용히 스쳐갈지.
이 작은 물음표들이 마음 한구석에서 자꾸만 맴돈다.

삶은 이미 죽음만큼이나 치열한데,
이토록 사소한 것조차 나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흔들리는 하늘 아래 서서 나는 길을 찾지 못한다.
그렇다고 눈을 감을 수도 없다.

비라도 쏟아져버리면 좋겠다.
눈이라도 펑펑 내려주면 좋겠다.
그렇게 모든 것을 분명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다.

하지만 날씨는 늘 그렇듯,
한 발짝 물러서서 대답하지 않는다.
나를 더 고민하게 만든다.
나를 더 기다리게 만든다.

삶은 늘 해답 없이 흘러가고,
나는 하늘처럼 그 흐름을 닮아갈 뿐이다.





2024년 12월 17일 날씨, 맘에 안 들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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