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끝
고단한 하루의 끝
긴 밤의 문턱에 선다
겨울 바람이 두 뺨을 스쳐도
딸과 함께 걷는 발걸음은 가볍다.
수능 뒤에 찾아온
잠깐의 빈틈
그 틈을 채우는 밤의 노동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시간은 느리겠지만 손끝은 분주하게
잡념을 묻어두고
박스마다 내일을 담는다
누군가의 기다림을 포장한다
새벽이 오면
길 위에 남는 건,
고단한 흔적이 아니라
아침을 기대하는 빛자국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쯤
겨우 닿을 새벽 끝,
내일의 안심을 마주할 것이다
그리고, 곧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