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링키 Nov 14. 2021

옛사랑.

떠올릴 옛사랑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

떠올릴 옛사랑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떠올릴 옛사랑의 기억을 위한 이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제와 다행인 것은,

그저 모든 것을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다는 것.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더 이상 상처 받지 않는,

마침표 안에서 멈추어 버린 우리의 관계.


더 이상 반짝이는 추억을 덧칠할 수 없고,

더 이상 망가지지  않는다.

그저 조금씩 아주 조금씩 기억의 색이 바래갈 뿐.


너를 사랑했던 시간들은 찬란하게 빛났고,

이별의 말이 차갑게 내려앉았던,

너의 눈물이 뜨겁게 흘러내렸던,

그 자리에는ㅡ

그 찬란한 모든 빛을 잃은 줄 알았던,

회색빛이 되어버린 줄 알았던,

사랑했던 시간들이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마음을 다했던, 그렇게 행복했던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시간이 완전하게 지워낼 수 없는 눈부신 기억이라는 것을.

기나긴 시간은 내게 나지막이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나쁘지 않다.

떠올릴 옛사랑 하나쯤 있는 삶도.


눈부신 기억 너머 어딘가에서

의 행복을 마음 깊이 바라며 살아가는 삶도.













매거진의 이전글 낙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