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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Jan 23. 2021

비오는 날, 서대문 안산을 오르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머리 위를 감싸더니

장대비를 쏟고 


우산을 펼쳐 몸을 밀어넣으면

햇살 빼꼼 내밀고 


구름이 북한산을 넘으면

다시 먹구름이 몰려와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물을 퍼붓고 


우비 속으로 내 몸 숨기면

흰구름 사이로 파란하늘 내밀고 


다시 먹구름이 남산을 넘으면

한강에서 먹구름이 몰려와

물폭탄을 퍼붓고 


신발이 젖고

옷이 젖고

마음까지 축축해지면 


생수 한모금 마시고

풋사과 한입 물고

소나기를 헤치며 


나는 햇빛 가득한 곳

나는 사랑 가득한 곳

집으로 간다 

 


* 2020년 7월 19일 부터 시작한 비가 8월 6일까지 19일 동안 계속 내렸다. 등산과 같은 야외 활동을 포기하고 감금에 가까운 생활이 지속되었다. 이번 비로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많이 발생했다.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 


2020년 8월 4일 오후 잠깐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서대문 안산으로 갔다. 산을 오르는 동안 장대비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한다.

먹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덮고 물폭탄을 던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떼고 비가 그친다.

변덕 심한 구름과 비가 오기 전에 사진을 찍는다. 이제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다. 

 


[2020. 08. 04. 서대문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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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Edit by 김남웅(Namwoong-Kim)]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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