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하면 인천의 화평동이 떠오른다.
청소년 시절에 냉면을 먹고 싶으면 화평동을 찾았다. 가격은 저렴하고 양은 많았다. 그래서 세숫대야 냉면이라 불렀다.
먹고 나면 배가 부르는 걸 넘어서 터지기 일보 직전일 정도로 양이 많았다. 냉면을 먹는다기 보다는 세숫대야만큼 큰 그릇에 냉면이 나온다는 사실이 재밌어서 찾았갔던 것 같다. 물론 맛도 좋았다.
서울에 살면서 천호동에 유명 냉면 맛집이 있다는 걸 알았다. 화평동 다녔던 기억에 찾아갔다.
송월냉면인데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물냉을 시켰다. 냉면 맛이 거기서 거기지 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랬다. 그런데 좀 지나니 문제가 생겼다.
너무 매웠다!
미리 알았으면 덜 맵게 해 달랄 걸 하며 후회했다.
참고로 나는 매운걸 잘 못 먹는다.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매우면서도 맛있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냉면을 먹고 싶으면 천호동을 방문할 것 같다. 비냉도 먹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덜 맵게 말이다.
음식은 맛도 주지만, 추억도 함께 준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었던 사람, 나누었던 이야기, 그곳에서의 분위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했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다. 같이 매워하며 옥수수수염차로 배를 채웠으니 말이다. 매운맛만큼 오늘을 잊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