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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Jul 08. 2023

냉면 그리고 추억

냉면 하면 인천의 화평동이 떠오른다.


청소년 시절에 냉면을 먹고 싶으면 화평동을 찾았다. 가격은 저렴하고 양은 많았다. 그래서 세숫대야 냉면이라 불렀다.


먹고 나면 배가 부르는 걸 넘어서 터지기 일보 직전일 정도로 양이 많았다. 냉면을 먹는다기 보다는 세숫대야만큼 큰 그릇에 냉면이 나온다는 사실이 재밌어서 찾았갔던 것 같다. 물론 맛도 좋았다.


서울에 살면서 천호동에 유명 냉면 맛집이 있다는 걸 알았다. 화평동 다녔던 기억에 찾아갔다.


송월냉면인데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물냉을 시켰다. 냉면 맛이 거기서 거기지 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랬다. 그런데 좀 지나니 문제가 생겼다.


너무 매웠다!


미리 알았으면 덜 맵게 해 달랄 걸 하며 후회했다.

참고로 나는 매운걸 잘 못 먹는다.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매우면서도 맛있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냉면을 먹고 싶으면 천호동을 방문할 것 같다. 비냉도 먹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덜 맵게 말이다.

음식은 맛도 주지만, 추억도 함께 준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었던 사람, 나누었던 이야기, 그곳에서의 분위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했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다. 같이 매워하며 옥수수수염차로 배를 채웠으니 말이다. 매운맛만큼 오늘을 잊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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