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쓸쓸함
남자는 자신이 대체 무엇을 그리워하는 것인지 몰라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미 잊은 사람, 버린 추억. 이제는 모두 잊혀지고, 덮혀지고, 사라진 추억들.
그런데 대체 뭐가 그리운 것일까.
지난 시간도 잊고 추억도 덮고 나니 그녀라는 존재도 사라졌다. 그런데 이놈의 심장이 잊지 않고... 오래전, 그 언제인지도 모를 처음의 설렘을, 그 두근거림을 잊지 않고... 이렇게 막연한 그리움으로 남겨 놓았는지 저 깊은 마음 한 곳이 까닭 없이 저리다.
쨍-하던 눈부심.
발그레하던 온기.
힘차게 뛰었던 내 심장.
그 ‘순간’을 빌어먹을 가슴이 잊지 않아 이렇게 한 번씩 저려온다.
이성으로는, 머리로는 모두 지워나간 어느 빛났던 순간을 심장은 저 혼자 간직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