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 천진난만함, 순진한 마음
여자는 새벽부터 주방에서 밀가루 반죽을 했다.
여자가 쿠키를 만들어 보겠다고 이른 시각부터 수선을 피운 것은 직장 선배가 며칠 전부터 집에서 만든 쿠키가 먹고 싶다며 여자에게 졸라댔기 때문인데,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그 보챔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자신도 설명할 수 없었다.
‘아니 내가 왜 그런 것까지 만들어야 해?’
‘선배가 조른다고 만들어가는 것도 이상해.’
‘적어도 2시간은 걸릴 텐데 대체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 거야?’
‘아, 뭐래. 그걸 왜 해줘.’
어젯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그 문제적 쿠키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잠을 못 이룬 것은 여자로서는 더 모를 일이었다. 다음 날 아침,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오븐 앞에서 여자는 씨익 혼자 멋쩍게 웃었다. 이런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도 머쓱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