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순간이고 삶은 계속된다는 믿음
내향형인 나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하철을 타거나 쇼핑을 한다거나 하는
일상적 상황에서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경직될 때가 있다.
화려하게 치장하고 밖에 나온 날에는
‘너무 과하게 꾸민 것처럼 보이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기도 하고,
추레하게 하고 밖에 나왔을 때는
‘누가 날 구질구질해 보인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면서 신경을 쓴다.
반면 가족이나 친한 친구처럼 익숙한 사람들
앞에서는 내 진짜 모습을 편히 내비친다.
이런 성격의 장점은 내 사람 앞에서의 편안한 모습이
반전 매력이 되어 뜻하지 않은 호감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런 한편 가까운 사람(특히 가족들) 앞에서만
농축된 감정이 한 번에 터져 곤란할 때도 있다.
특히 친밀한 사이에서 갈등은
감정의 진폭이 더 크기에
나쁜 기분이 다른 곳까지 전염되어
일이나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화나는 기분을 억지로 누르기도 한다.
느끼고 싶지 않아서 피해버린 그 감정이
결국은 나를 집어삼킬지도 모른다는 걸 잘 안다.
언젠가는 직면해야 하는 감정이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때로는 거대한 감정의 파도를
잠깐 비껴가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똑딱!’ 하고
마음속 감정의 스위치를 잠시 꺼둔다.
잠깐 나쁜 감정이 들더라도
그 기분 때문에 세상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정말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도
기분은 기분일 뿐이다.
오늘은 일단 푹 자고
내일 새로운 감정의 스위치를 켜자.
그렇게 하루하루 새로운 날을 살아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