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트로바토레중 Mira, di acerbe lagrime
사실 19세기 이후 오페라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가장 큰 이유가 비극이 많아서이다. 안그래도 삶이 우울한데 우울한 내용의 오페라를 보고 있자면 왠지 삶이 더 우울하다고 할까...
하지만 그 우울한 내용중에도 뭐랄까 좋아하는 오페라들이 있다. 바로 베르디 오페라....
뭐랄가 베르디 오페라에 대한 내 감정은 "신파라도 좋아요"라고 할까 그렇다.
푸치니 오페라는 노래는 좋아하지만 정작 오페라 전체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베르디는 하여튼 그냥 좋다.
베르디 오페라중 제일 좋아하는 오페라는 라트라비아타이고 제일 좋아하는 아리아는 Sempre libera 지만, 뭐 다른 오페라 아리아들도 좋아한다. 특히 몇몇 아리아들은 매일매일 하루종일 들은 아리아들이 몇곡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일트로바토레에 나오는 이중창이다.
일트로바토레는 대충 주인공(테너)와 악역(바리톤)이 여주인공(소프라노)를 두고 대립하다가 결국 남주는 여주가 아닌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서 가고, 여주는 남주를 살리려고 하다가 결국 죽고 열받은 악역은 남주를 죽이지만 결국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비극으로 끝나는 내용이다. (쓰고보니 내용이 바로크 오페라 비슷하네 하지만 이건 비극이라는거)
이 일트로바토레는 베르디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의 사이를 반대했던 어머니가 죽은뒤 쓴 오페라라서 남주가 여주가 아닌 어머니를 구하는 것을 택하는 내용이라나 어쩐대나 그런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라고 한다. 아들이 여자친구가 아니라 어머니를 구하러 오니까.....
이 오페라에는 여러 유명한 아리아들이 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마지막 장에서 여주와 악역이 부르는 이 듀엣곡인 Mira, di acerbe lagrime 이다. 이 노래는 오직 한 커플의 노래만 제일 좋아하는데 바로 르네 플레밍과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의 듀엣이다.
사실 원래 드미트리 팬이었는데, 그래서 어느날 필받아서 메트에서 나온 에브게니 오네긴을 봤다. 멋진 연미복의 드미트리를 고화질로 보려고 블루레이로 샀는데 그때 내가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없어서 그것도 하나샀다. -0-
하여튼 이때 드미트리랑 르네 플레밍 커플이 너무 괜찮아서 둘이 나온 작품 없나 뒤지다가 르네 플레밍과 드미트리가 겨울궁전에서 한 리사이틀을 보게됐는데 그때 이 듀엣에 삐리링 필이 꽂혔다. 진짜 일주일간 매일 이노래만 하루종일 들었었다. 그래도 하나도 안질리던.....
https://youtu.be/QNHmAZZcn9A?si=4mgHGSqLiDD-HeQU
물론 후에 드미트리 나오는 일트로바토레를 몇개보긴했는데, 이 르네 플레밍이랑 같이 부른 노래만큼 흡족한 노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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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틀 전체
https://youtu.be/clL3MIcDclY?si=HGdi7TSh77BfRMul
오늘도 글이 안써지는 것은 키보드가 고장나서 새로 산 키보드가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우기고 싶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