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Dec 19. 2023
평균 5일에서 7일 사이.
생전 한 번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 스무명 남짓을 대하며 하루 종일 같이 먹고 같이 보고 같이 잡니다. 가이드의 패턴이지요.
그것도 저녁에 팀을 마치자마자 다음날 전혀 다른 팀을 만나면서 다시 비슷한 일정을 소화합니다. 초반에는 멋도 모르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마음을 쏟고 붓고 채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분 들을 처음 보듯 그들도 나를 처음 보고요.
저는 수십 수 백번을 봤지만
그들에겐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장소, 공간, 건물, 작품들입니다.
이걸 단순한 설명만으로 끝나지 않고 공감을 이끌어내 감동을 안긴다는 것. 그리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이해하는 1차원적 감동을 넘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라도 더 좋아지는 포인트를 찾게 한다는 것.
그래서 평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여행에서, 별 기대감 없이 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진한 감동으로, 아니면 기대한 것 이상의 벅찬 감격을 안겨드리는 일.
이것을 위해 진심을 다합니다. 진정성을 바탕으로요.
쉽지 않지만 마땅히 가치있는 일이니까요.
공부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점검합니다.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반대의 경우엔 꼼꼼이 되짚어 개선점을 찾고 적용합니다.
마음을 놓아버리고 그냥 하던대로 해
이 유혹에 넘어갈 때그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또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해요.
세상에 감동과 행복을 전하고, 그것을 통해 더 나아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 가이드의 일입니다. 저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