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하고 바랄 정도로 모든 게 완벽하고 행복한 순간은 그리 흔치 않다.
그러나 지금, 갖은 고난과 시련의 시간을 건너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고향에 내려와 낮에는 엄마 아빠랑 종일 놀고 떠들고 웃으며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고요하고 고즈넉한 밤에 홀로 스탠드를 켜놓고 공부를 하는 이 순간만큼은, 앞에는 잠든 엄마와 고양이 구월이가 있고, 방에서는 아빠가 유튜브를 조용히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지금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최근에 엄마가 아팠던지라 아빠의 건강까지 문득 걱정이 되고 강철 같은 아빠가 연약해지는 건 더 겁이 나기도 한다.
내게는 이보다 더 좋은 안식처가 없다고 느낄 만큼 편안하고 행복한 우리 집.
엄마 아빠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우리 집.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떠들고 웃으며 마음을 나누던 낮의 그 활기가 떠올라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먼 훗날 이 빈틈없이 행복한 시간들의 부재를 감당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겁이 나기도 한다.
너무너무 소중한 엄마아빠와의 시간들.
가족여행을 가면 꼭 다투고 마음이 맞지 않아 미워하면서도 다시금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엄마아빠와의 소중한 시간.
다시는 돌아오지 않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이 시간.
사랑하는 엄마아빠와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고향에서의 하루하루.
이 감정을, 이 소중한 시간에 대한 감사함을, 오늘 선물 같이 우리 앞에 떴던 무지개처럼 잊지 않게 기록해두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