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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9. 승리를 위한 리더의 궁극기

'제갈공명, 지혜의 리더십' 책 중에서...

by 상처입은치유자

모든 공부는 결국 세 가지로 귀결됩니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지식의 공부, 깨달음의 마음공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때를 아는 공부’입니다.


‘때’라는 것도 구체적으로는 숫자로 나타나므로 옛날에는 천지인 시공간의 관계성속에서 주역 같은 공부가 대세를 이뤘지만, 현대 자본주의에 들어와서는 결국 ‘미래 가치와 확률’를 판단하기 위한 ‘최적의 때’를 예측하고 추론하는 것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공부를 통해 ‘삼고초려’라는 희대의 이벤트를 연출했고, 위촉오 삼국시대를 뒤흔들었던 제갈량. 2천년 시공을 뛰어넘어 그가 쓴 병법서 『심서(心書)』 지용智用편이 현대인들에게 제시하는 리더의 지혜를 일별해 봅니다.


승리의 3법칙: 천·시·인

제갈량이 말하는 승리 공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무릇 장수의 도리는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순천順天), 때를 기다리며(인시因時), 사람의 힘에 의지해야(의인依人) 비로소 승리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룰 때, 비로소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뜻이죠.


실패하는 리더들의 '3가지 엇박자'

안타깝게도 많은 리더들이 이 완벽한 3박자를 놓치고 맙니다. 제갈량은 실패의 치명적인 패턴 세 가지를 이렇게 짚어냈습니다.


1. 역시(逆時): '타이밍'을 놓치는 결정장애

"하늘의 뜻과 사람의 도움이 있어도 때가 아니면, 이를 '타이밍을 거스른다' 하니"

天作時不作而人作을 是謂逆時


시장은 활짝 열렸고(하늘의 뜻), 팀원들은 으쌰으쌰 준비됐는데(사람의 도움), 정작 리더가 타이밍을 못잡는 경우입니다.


여러 옵션과 전략속에서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그렇고, '아직 때가 아니야'를 외치며 기회를 흘려보내는 경우나 '무조건 지금이야!'라며 성급하게 밀어붙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모두 '결정장애'에 포함됩니다.


'완벽한 기회'란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순간을 기다리거나, 그러한 순간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리더의 책무입니다.

2. 역천(逆天): '흐름과 상황'을 무시하는 고집불통

"때와 사람이 준비되어도 하늘이 돕지 않으면, 이를 '시대의 흐름을 거스른다' 하니"

時作天不作而人不作을 是謂逆天


타이밍도 좋고(때), 팀원들의 의지도 충만(사람)한데, 리더 혼자만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는 경우입니다. AI와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종이 문서 결재보고만 고집하거나, ESG 경영이 대세인데 '돈 들어가는 사치'라며 혀를 차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선악의 흑백논리로 무장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고집불통은 스스로 실패를 자초하게 됩니다.

3. 역인(逆人): '사람의 마음'을 잃는 외톨이 리더

"하늘과 때가 도와도 사람이 돕지 않으면, 이를 '사람을 거스른다' 하니"

天作時作而人不作을 是謂逆人


시장은 완벽하고(하늘), 타이밍도 기가 막힌데(때), 정작 팀원들이 리더를 믿고 따르지 않는 경우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전략도 팀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모래성처럼 허물어집니다.


자신만의 권력과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누구나 시야가 좁아지고 남의 말이 안들리게 됩니다. 결국 혼자 고군분투하다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잃었으니 모두가 떠납니다.

외톨이 독불장군이 걷는 길입니다.


지혜로운 리더의 '궁극기'

결국 제갈량이 말하는 지혜로운 리더란, 하늘(天), 때(時), 사람(人) 중 어느 하나도 거스르지 않는 사람입니다.


시장, 고객과 싸워서 이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장과 고객을 거스르지 않는 것.


천·시·인의 조화를 읽어내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실천력'은 지혜이지 지식이 아닙니다.


올바른 것을, 올바른 때에, 올바른 사람들과 함께 실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갈량이 말하는 지혜로운 리더십의 비결이자, 궁극기窮極技인 이유는

'알고도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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