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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ce Apr 06. 2020

유난 좀 떨어보려고요.

제로 웨이스트에 조금 더 가까이.

Photo by Gaelle Marcel on Unsplash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로 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냥 인터넷을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카페에서 조각 케이크를 밀폐용기에 담아 가져왔다는 글을 본 게 다였다. 케이크를 사면서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이라서 그랬는지 조금 놀랍기도 하고 약간 충격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그리곤 나도 하나쯤은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을 위해 하나쯤은. 전 룸메와 함께 살 때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쓰레기가 세탁소 비닐에 가득 차는 걸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겨우 두 명이었는데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엄청났다. 그 기억 때문인지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의지가 갑자기 불타올랐다.


몇 년 전쯤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어느 글에선가 샴푸가 몸에 매우 해롭다는 글을 보고 갑자기 노푸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몸에 해로운 건 다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치약도 착한 성분으로 된 제품(소금으로 이 안 닦은 게 다행)으로 바꾸고 세탁세제도 솝베리로 바꿨다. 이번에 솝베리를 다시 구입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솝베리는 열매 그대로 사용하면 안 되고 열매를 부셔서 그 껍질을 사용해야 된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솝베리에 대한 정보도 없고 직구로 사서 썼을 때라 그냥 통째로 썼는데 나는 그냥 솝베리가 목욕한 물에 빨래를 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런 생활을 1년여간 지속하다가 갑자기 그만뒀는데 시작도 끝도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이번에도 어쩌다 보니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제로 웨이스트라고 하니 뭔가 매우 거창해 보이지만 텀블러를 꼭 챙겨 다니고, 시장에 갈 때는 장바구니와 면 주머니를 쓰고, 세탁세제는 다시 솝베리를 쓰기로 했다. 또 생수를 사 마시는 대신 보리차를 끓여마시기로. 이렇게 하나씩 바꾸면 조금은, 아주 조금은 나도 환경에 보탬은 안되더라도 피해를 덜 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텀블러는 깜박하고 놓고 가기 일쑤고 새로 산 면 주머니는 아직 개시도 못했다. 그래도 마음먹고 시작했으니 언제까지가 됐든 한번 열심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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