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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화 Aug 12. 2022

대체 왜 그들은 밥값을 내지않을까?

인간관계 손절 타이밍을 직감하다.

사회에서 만나 종종 만남을 가지던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전 출장에서 돌아와 한국에 들어왔다며 반갑게 내게 연락을 주었다.


그 친구가 해외에 있을때도 가끔 통화하면서 고민상담도 서로 들어주는 사이였고

먹고싶은게 많다며 꼭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었다.


그친구의 연애사는 참으로 화려했다.

그리고 나의 연애사는 거의 공백으로 채워져 있었고...


여러 만남과 이별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며

대견하기도 하고 같이 슬픔을 나누면서 아파하기도 했다.


그런데 관계라는것이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어서인지

불현듯 이건 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든 계기가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 친구를 만나 떨어진 동안의 있었던 일들을

서로 입아프게 떠들어 대었고, 음식을 다 먹고난뒤

계산을 하는 타이밍이 왔다.


식사가 마친후에 계산할 때가되면

늘 어물쩡거리는 친구를 두고 나는 후다닥 먼저나가

계산을 하였다.


근데 데자뷰현상이 들었다.

아니 이건 데자뷰가 아니라 익숙한 패턴이었다.


이 친구를 만난지 거의 8년가까이 되어가는데

늘 지갑은 나만 열었던 것이다.


단한번도 먼저 선뜻 일어나 계산을 하려고 한적이 없었던 것이다.

늘 내가 먼저 나가서 후딱 계산을 하면

그친구는 꼭 얼마 먹었는지 카톡으로 알려달라는 식이었다.

(내가 계산할때 옆에서 같이 들어놓고선...)


그러면 나는 2만원 3만원 얼마되지 않는 밥값은 그냥

내가 사는 식이었다.

그러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그 커피값조차 내가 계산을 했는데


이런일들이 반복되다보니

그친구는 어느순간 밥을 먹고나면

의례적으로 얼마 먹었는지 보내달라고 한뒤 끝이었다.


예전엔 왜 얼마먹었는지 안보내냐고 카톡으로 물었고

액수가 제법 나온건 자잘한 잔금은 빼고 이것만 보내라고 해서

송금해준적이 얼마간 있긴 했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없이 어물쩍 지나가버리고 마는..

이런식의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나는 늘 그친구를 만나면 밥과 커피까지 코스로 늘 내가

계산을 하는 입장이 되어버린것이다.


미리 말하지만 엄연히 나는 여자이고

그친구는 동성인 친구이다.


이제는 당연하게 되버린 그 관계가

이제좀 불편하다고 인식을 하게된 것은


그친구와 밥을 먹고 남자친구를 위해 선물을 고르고

카톡으로 커피쿠폰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나서이다.


난 지난 8년간 그친구를 만날때마다

늘 밥을 사고 커피를 사도 

단 한번도 커피쿠폰을 받은적이 없다.

물론 고맙다는 인사조차도 거의 받지 못했고...


그러나

그만난지 일년도채 되지않은 아니 반년도 되지않는

남자친구를 위해서는 비싼 선물도, 커피쿠폰도 선뜻 줄수있는


여유가 있는 친구였다는걸 옆에서 봤기 때문일까?

솔직히 말해서

돈이 아깝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친구를 위해 밥을 사고 커피를 산것은

내가 금전적 여유가 많아서도 아니고

그친구의 지갑이기 때문도 아니다.


오래 같이 알고지낸 그 세월이.. 인연이..

매우 소중하다고 느낀 나의 배려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친구에게 있어서 나는 밥한끼 커피한잔

사기도 아까울만큼의 인연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 치사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인간관계 손절 타이밍이란게

이런것인가 하는 현타의 순간도 찾아왔다.


배려가 지속되면 호구가된다는 명언을

몸소 겪고나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극심해진다. 


나이를 한살한살 먹을수록 친구도 점점 사라지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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