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봄은 온다.
재 작년 이었나, 작년 이었나
2개월만에 첫 직장을 때려치고
개운함과, 조급함의 중간인 알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혀
새벽에 뒷동산에 올라갔다
그냥 잠시나마, 내 안을 파고드는
무게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리고 오늘.
나는 또 뒷동산에 올라갔다
별로 높지도 않은 뒷동산을
헥헥- 거리며, 한해 한해 체력이 다르다는
언니오빠들의 말을 백퍼센트 공감하며
올랐다.
그리고 숨을 크게 쉬었다.
바람이 참 차가웠다
나무도 앙상 했고, 사람 또한 없었다.
정말 겨울 이었다
멍하니, 위에서 밑을 내려보곤,
다닥 다닥 붙어있는 집들을 바라보고
개미같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또 크게 한숨을뱉으며, 차가운 공기를
들어 마쉬었다.
분명 겨울이었다.
꼭 지금의 내 마음, 내 상황 같았다
참 차갑다.. 참 차갑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이 나를
사로 잡았는데
문득 그 사이에서 아주 작은 빛이
나타나는 것 같이
나에게 '봄' 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그래, 겨울이 있어야 '봄'이 오지.
겨울이 없이 '봄'은 올수 없다.
지금 내 인생은 조금, 차가운 '겨울'
일지 모르지만, 이 시간들을 지내고 나면
나에게도 '봄' 이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또 크게 숨을 내쉬며
보이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따뜻해 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내 지금의 시간들이 그리 어려운 것
같진 않다고 생각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