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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 하나에 청춘 Sep 07. 2015

가끔은 계획하지 않아도

더 멋진것을 볼때가 있지. '속초 영금정'


여행을 준비하다보면 교통편, 장소, 음식점

등 모든것을 항상 일정을 쭉- 짜고 가는

편인데, 지난 겨울 취업을 하기 전 답답한

마음과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무작정 출발해버린 속초.


출발 하기 하루 전 결막염에 걸리는

바람에 여행에 절대 안경을 쓰고 못난이

처럼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며.. 안보이는 눈

으로 아무 계획 없이 고속 버스를 탔던

기억이 있다.


속초에 아바이 마을이 있었던 것은 알았기에 표지판을 따라 대충 유명한 집도 아닌

곳에서 오징어 순대를 먹었고, 그냥 저냥

속초를 돌아다니다 겨울 바다를 보기위해

무작정 직진 하며 걸어가던 중 보았던

많은 계단들..


눈도 안보여 더듬 더듬 거리며

계단이 있으니 위에 풍경이나 보겠거니 하고 바람을 가르고 저녁 8시 30분쯤

올라갔던것 같은데, 계단에 끝에 이르고

내 눈앞에 펼쳐진 끝 없는 바다의 광경에

나는 말을 잃었다. 거기다가 바다를 환하게

비추는 달빛까지.. 전혀 예상 하지 못했던

광경 이었기에, 밤바다의 물결과 달빛

그리고 파도 소리 까지.. 자연의 아름다움에

나는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그것들을 누릴 수 밖에 없었다.


만약 내가 여행을 계획하고 속초에 이런 곳이 있었던걸 다 알아버린채로 이 광경을

보았다면, 그래도 충분히 멋있었겠지만

그때 내가 느꼈던 감동 보단 덜 했으리라..


계획되지 않은 일정은 가끔 불안을 주고,

혹은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할수도 있지만

가끔은 예상하지도 못했던 두배의 감동과

기쁨을 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연인 사이에서도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더욱 기쁨을 안겨 주듯이..


국내에 많은 여행지들을 늘 계획하고 갔었기에 예상할수 있었던 감격들을 볼수

있었지만 속초 영금정 만큼은 내게 너무도

새로웠던 곳 이었다.


취준생의 불안감과 답답함을 마음 한편에

가득 넣은채 그 불안감 까지도 해소 하게

만든 그림같았던 겨울바다..


매 겨울이 돌아오면,

나는 속초에 가고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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