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나희도 역의 배우 김태리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희도 역을 맡아 무궁무진한 매력을 선보인 배우 김태리. 희도의 성장 드라마 안에서 펜싱선수로서의 열의에서부터 사랑에 빠진 풋풋하고 달콤한 소녀의 감성까지 다양한 연기를 펼쳐 보인 그다.
드라마의 종영을 며칠 앞둔 지난 3월 30일 오후 배우 김태리와 화상인터뷰를 나눴다.
나희도와 김태리의 싱크로율은?
"네가 하는 게 정답이고, 내가 쓴 것보다 네가 희도를 백배 더 잘 살리고 있다"라는 작가의 말에 더욱 자신감 있게 나희도라는 인물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김태리. 드라마가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본인은 생각할까.
이 물음에 김태리는 '가벼움'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의미의 가벼움이 아니라 그냥 마음 놓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가벼움이 사랑받은 요인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렇게 대답하는 사이사이에도 소리 내어 웃거나 큰 액션을 취하며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보여준 김태리. 그런 그에게 나희도와 실제 김태리의 싱크로율이 높아 보이는데 어떤지 물었다.
"성격적인 면에서는 되게 높다. 당당할 때는 정말 당당하고, 내가 뭔가를 말해야 할 땐 말하는 편이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 근데 저는 제대로 싸울 줄을 모른다. 반면 희도는 멋있게 싸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 자기가 생각하는 신념 안에서 부당한 것이나 그런 것을 위해 희도는 싸울 줄 아니까 그게 너무 멋있더라."
펜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펜싱신에 만족하는지 묻자 김태리는 "정말 잘 보여주고 싶은 게 펜싱신이었고, 그런 만큼 걱정도 많았는데 편집을 너무 잘하셨더라"라며 "뒤돌면서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라든지, 음악의 사용이라든지 다 너무 멋있게 들어갔더라"라고 답했다. 덧붙여 "다른 건 안 물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펜싱 장면 어때?'라는 질문은 되게 많이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로 10대 청소년을 연기한 삼십 대 김태리에게 그런 점은 부담스럽지 않았는지도 물었다. 이에 김태리는 "별 생각 안 들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내가 10대를 어떻게 연기해' 그런 생각은 안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백이진과의 신들이 가장 즐거웠다"
극 중 희도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희도를 중심으로 엄마와의 관계, 코치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등이 펼쳐졌는데 이 중 어떤 관계가 가장 특별하게 느껴졌을까. 이 물음에 김태리는 "아무래도 백이진과의 관계"라며 "백이진과의 관계는 정의내릴 수 없는 특별한 관계고, 희도에게 이진은 정말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였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힐링이 되는 그런 관계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백이진 역의 남주혁 배우와의 현장 호흡은 어땠을까. 이에 김태리는 "희도는 극 중 여러 인물과 만나는데, 남주혁과 연기할 때가 가장 즐겁고 가장 좋았다"라면서 "남주혁은 너무 좋은 배우고, 저보다 훨씬 많은 작품들을 했고 그런 만큼 배울 점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남주혁 외에도 친구로 등장한 동료 배우들과 현장에서 너무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김태리는 자신이 출연한 <미스터 션샤인>과 <스물다섯 스물하나> 두 개의 드라마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운을 누렸다. 작품을 잘 고르는 것 같다, 어떤 걸 보고 고르느냐는 질문에 그는 "첫 번째로는 글"이라며 "대본을 읽었을 때 재밌는지, 나에게 맞는 옷일지 직관적으로 판단한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이런 연이은 성공이 앞으로의 작품 선택에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지도 질문했다. 이에 김태리는 "저는 그런 거 없다"라며 "이번에 성공했으니 다음번에는 뭘 해야지 하고 전략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그에게 지금까지 오래도록 지키고 있는 연기에 대한 태도나 습관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에 김태리는 "거창한 건 아니고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라며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펜을 잡고 메모장을 펴고 기록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김태리의 배우 인생에서 훗날 어떤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지 질문했다. 이에 김태리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생각이 정리가 안 되는지 "이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질문인 것 같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비록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이런 태도에서 그가 이 작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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