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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자 Nov 14. 2016

Untitled_007

펜을 빌려
봄빛이 찬란함을 말하는 게 부끄러워
얇은 싸구려 종이에도
흐드러지게 울었다

나지막한 구김이 쌓이면
그제야 나는 종일 앓았다
펜촉에 맺힌 찌꺼기는 말이 없다

나무 잘린 향이 가득한
낮은 책상에
버려진 문자들이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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