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어어엄청 하고 갔던 날.
몇 년만에 취직하는 데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직무를 하게 된다는게 무척 불안했다.
전 부서에 인사를 하러 다녔는데, 아무래도 간호사 출신이라는 게 독특한 이력이라 그런지 다들 신기함 반 의아함 반으로 맞이해주셨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특히 많이 의아해하셨다...
그중엔 '어쩌다...아.. 간호사가 하기 싫다는데 뭐..'하는 얘기도 들었다.
간호사가 하기 싫어서 간 것은 맞지만 단순 도피처로 생각하고 간 것은 아닌데..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다른 길로 진로를 튼 후배 간호사를 보는 건 선배 간호사 입장에서도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나면 꼭 따라붙는 질문은 '왜 간호사 안하고..?'인데, 음, 많은 생각이 드는 질문이었다.
적성 찾아 왔다고 하면 너무 한량처럼 보일까봐 적당히 현실적인 이유를 대려고 고민했다. 아이가 있는 입장에서는 교대근무가 어려워서요. 나의 마음에 솔직하지 못한 기분이 들어서 한 마디 더 보탰다. 적성 찾아 온 것도 있고요, 라고. 인사를 다 돌고 왔는데 왜인지 마음이 무거웠다. 어쩔 수 없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