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수사하고 마무리가 되면 수사결과보고를 작성하게 된다.
피의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는 무엇인지 기재하고
범죄사실에 대한 적용법조와 죄명을 쓰고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증거 또는 범죄 혐의를 탄핵하는 증거를 정리한 후 범죄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
지금껏 이십여 년을 해왔던 일이지만 그간 했던 모든 수사활동과 증거관계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기소 여부는 검찰의 몫이고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에서 할 테지만 신병의 구속 여부와 재판의 단초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기에 나의 판단이 억울한 사람을 만들 수도 있고, 서러운 피해자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수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고 듣고 또 듣게 된다. 온 마음을 집중해서 혹여 오류가 있을까 검토하고 검토하게 된다.
그렇게 수사결과보고서를 완성하게 되면 다시 또 읽어보게 된다.
읽어보면서 다시 한번 안타까워하기도 안도하기도 분개하기도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의 잘잘못을 판단하고 사람을 가리는 일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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