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아직도
나는 서른 살이 되면
진짜 어른이 될 거라 생각했다
어지간한 일은 웃고 넘길 수 있고
지나간 실수들로 학습된 삶의 지혜가 있고
슬픔에도 기쁨에도 적당한 면역이 있어
감정이 시소처럼 오르내리는 일도
더는 없을 거라 믿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가깝게는 어제, 멀게는 십수 년 전의
갖은 실수를 떠올리며 부끄러워하고
왜 그랬었는지 왜 그러지 못했는지를 후회한다
내 심장은 아직도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생채기 나버리는 것이
어린 시절 그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변함없이
작은 감정의 무게를 어쩔 줄 몰라
밤새 한숨으로 잠 못 이루고
한결같이
사랑이 어렵고, 이별은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