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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구매시, 예약의 편리함과 최저가의 기대 사이에서

익스피디아가 제시하는 대기 예약 없는 검색 결과,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최근 내 눈에 자꾸 띄는(?) 세계 최대 여행사의 광고가 하나 있다. 바로 익스피디아(Expedia)다. 최근 익스피디아가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광고하기 시작했다. 사실 익스피디아는 국내에서 호텔 예약에 편리한 사이트로 그동안 인식되어왔다. 익스피디아는 수만개의 호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호텔 예약 시 차액 환불 서비스와 유용한 할인코드를 제공해왔던 적극적인 홍보 덕분이었다. 여기에 2017년, 익스피디아는 항공권 예약이 편리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익스피디아는 이 광고를 시작으로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고 예약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2011년 나의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던 시기 이전부터 이미 익스피디아는 항공권 가격 비교/검색/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2012년 1월 개인적인 이유로, 비행기 출발 시각을 놓쳤던 나는 당시 급하게 익스피디아를 통해서 새로운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걸프 에어 탑승 리뷰 ) 익스피디아는 2017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오픈한 이후로 지금은 TV CF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익스피디아 자사의 항공권 예약 관련 검색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항공권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사 사이트들이 국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점에서, 익스피디아는 무엇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홍보하는 걸까? 



익스피디아는 항공권 구매 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는 "대기 예약" 관련 부분을 파고들었다.

▶ 익스피디아 최근 (국내) 광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dN3f8P82DT4

위 영상은 최근 방영된 익스피디아의 광고 영상이다. 익스피디아를 통하면 대기예약 없이 편리하게 항공권 구매가 가능하다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 항공권 구매 시, 대기 예약이란?
특정 조건의 항공권 예약이 모두 마무리되어 더 예약할 수 없는 상태일 때, 만약의 환불을 대비하여 항공사 측에서 일정 인원수만큼 대기자를 예약받는다. 기존 항공권 구매자가 항공권을 환불했을 때, 빠르게 다음 대기자에게 차례로 환불된 좌석(항공권)을 구매할 기회를 주는 것을 대기 예약이라고 말한다. 일정 인원수 이상 대기 인원수를 받고 나면, 그 이상의 대기 예약자를 받지 않는 경우, 대기 마감이라고 한다.

 

2015년 당시 상해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출발편은 예약 가능했지만, 귀국편은 대기마감이었다.

나에게 대기 예약 항공권에 대해 기대가 없었던 이유

나는 여행 초기 대기 예약이라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당시 여행에 대한 경험치가 적다 보니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과정은 이러했다.

 나는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곳을 통해 항공권 가격을 검색한다. 앗! 마침 저렴한 항공권, 내 마음에 쏙 드는 가격을 발견하여 예약 버튼을 누른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대기"라는 글자를 맞닥뜨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예약은 자동으로 "취소"로 바뀐다. 이 패턴은 내가 많이 겪었던 패턴이다.  


 이런 패턴의 경험치가 누적되고 나니, 어느새 항공권의 가격대를 보면 나는 이 항공권의 앞날(?)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가격대를 보고 대기 예약을 받는(=이미 예약이 모두 완료된) 항공권이거나 혹은 아예 대기 예약 마감 항공권이라는 예측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가였다.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여 검색 결과를 알려주고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업체는 대기 예약 항공권을 검색 결과에 반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검색 결과로 마음에 드는 가격의 항공권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대기 예약이 걸리거나, 현실적으로 구매할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이런 검색 결과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 소비자 관점에서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도 항공권 가격 비교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업체는 대기 예약 항공권을 여전히 검색 결과에 노출한다. 최저가 항공권을 찾아준다는 홍보문구에 충실하면서, 대기 예약이 풀렸을 경우(=기존 구매자가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했을 경우) 대기 예약자에게 바로 기회를 제공하여 항공권 판매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대기 예약이 걸린 항공권을 실제로 구매했다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대기 예약이 풀리더라도, 항공사의 우수회원에게 (실제 대기 예약을 건 순서와 상관없이) 먼저 순번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권의 취소는 환불 페널티가 높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취소를 쉽게 하지 않으니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대기 예약이 풀리는 항공권의 순번이 돌아오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익스피디아(Expedia)는 이런 부분을 파고들었다. 익스피디아가 본격적으로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장 우선시하는 자사의 최대 강점 서비스는 대기 예약이 있는 항공권은 검색 결과에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바로 예약이 가능한 항공권만 검색한 결과를 소비자에게 바로 알려주어, 항공권 구매의 편리함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인 셈. 익스피디아는 한 언론 매체를 통해 "항공권 대기 예약 없이 즉시 예약 확정 후 즐거운 여행이 되는 상상을 펼친다"라는 설명으로 자사의 광고를 설명했다. (원문보기; 노컷뉴스 트래블) 



우리는 대기 예약을 기대할 것인가, 아니면 버릴 것인가? 

이 질문은 아주 개인적인 취향의 선택이자, 사실 여행의 사소한 부분을 차지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대기 예약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아예 기대 없이 바로 예약할 수 있는 항공권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대기 예약에 대해 기대가 전혀 없으므로 후자에 속한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까? 아니면 나와는 달리 대기 예약 항공권의 기대를 갖고 있던 여행자들의 반응에 변화가 생길까? 대기 예약에 대한 한 줄기 희망을 두거나, 그동안의 여행 경험을 통해 대기 예약을 통해 원하는 항공권을 얻거나, 그리고 지인을 통해 그러한 대기 예약 항공권 구매를 간접 경험한 사람들도, 앞으로 지속해서 대기 예약이 검색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활용할까? 대기예약 검색결과가 반영되는 시스템과 익스피디아와 같이 반영되지 않는 시스템을 동시에 활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익스피디아(Expedia)가 내세우는 항공권 구매의 편리함(=대기 예약 항공권 검색 결과를 반영하지 않는 예약의 편리함)이 한국인들에게 어떻게 어필될지 무척 궁금하다. 

항공권 구매 시, 예약의 편리함과 최저가의 기대 사이에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는가? 




About Alice

2010년 출장을 계기로 처음 해외로 나갔다. 그 이후로 지난 8년간 꾸준히 해외여행을 다니며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오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의 트렌드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그에 따른 고민과 함께 여행의 정보가 쌓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뻔~한 여행 루트가 아닌, 내 흥미와 결합하는 지점의 여행 루트를 만들고 기록하고 있다. (국내 블로그: Alice만의 여행루트해외 블로그: I am 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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