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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도 Sep 20. 2019

루스 자도의 시

1.

그 모든 걸 안에 담아 두겠어, 곪고 썩도록. 

하지만 나는 실은 좋은 사람,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사람. 

'저리 비켜, 이 제길할 놈아.'

어이쿠, 미안.... 


그 말은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와 버렸어. 

난 더 노력할 거야. 두고 봐, 정말이야. 

당신은 내게 어떤 것도 말하게 만들지 못해. 

나는 더 멀리 갈 거야. 

당신이 절대 찾지 못할 곳, 내게 상처를 주지 못할 곳. 

내게 말하게 만들지 못할 곳으로. 


2.

과거, 누가 네게

그토록 치유 불가한 상처를 입혔는가? 

청혼이 들어올 때마다

뒤틀린 입으로 응대하게. 


이 분노의 씨앗들은 언제, 

그리고 어느 땅에 뿌려졌는가? 

격정의, 비탄의 눈물을 받아먹고

그토록 잘 자라게.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3.

우리가 만났을 때 제니가 내게 키스했다.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시간아, 사랑스런 것들을 훔쳐 가기 좋아하는 도둑아. 

그것도 네 명단에 넣어라. 

그래 나는 지쳤다. 그래 슬프다. 

그래 건강과 재산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 점점 늙어간다. 

하나, 그건 꼭 넣어라. 

제니가 내게 키스했다. 


- 리 헌트, '론도'



혹은 이런 장면. 


"내가 탐정이 되었으면 잘했을 텐데" 루스가 무슨 소린가 해서 어리 벙벙해 있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설명했다. "클라라 당신과 달리 난 사람의 실제 모습을 볼 줄 알거든. 어둠과 분노와 옹졸함을 보지"

"당신은 그걸 창조하시잖아요, 루스" 클라라가 말을 바로 잡았다. 

"사실이야" 루스가 웃음을 터뜨리고는 느닷없이 엄청난 힘으로 클라라를 끌어안았다. 

"나는 불쾌하고 밉살스러운 사람이지." 

"처음 듣는 소린데요" 머나가 말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그런 점이 내 가장 훌륭한 특징이니까. 나머지는 전시용이지. 사실, 진짜 미스터리는 왜 더 많은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느냐는 거야. 인간으로 산다는 건 끔찍할 게 분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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