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에서 하지 말아야 할 선택
크루즈 여행기로 들어서기 전에 여행 중 절대 삼가하기를 권하는 한 가지가 있다. 여느 여행과 같이 크루즈 여행시 배에서나 여행 중 지켜야 할 것은 꽤 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상식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상식 적인 것들이야 여행기와 함께 하나씩 들추어도 될 만하겠다. 하지만 우리 부부가 안전하게 끝났지만 한 동안 섬찟한 위험을 느꼈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우리 부부의 두 번째 크루즈인 이스트 캐리비안 크루즈는 뉴욕을 출발해 산 주앙, 산 토마스, 세인트 마틴, 산타 바바라를 들러 뉴욕으로 돌아오는 여행 스케줄로 기후적으로도 좋고 사람들의 생활도 아주 산뜻한 지역을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찾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사마나의 산타 바바라 섬은 좋았던 기후와는 다르게 그곳 사람들의 생활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크루즈인 웨스턴 캐러비안 크루즈에서 과테말라나 온두라스 등의 가난한 지역이었지만 모두 볼거리도 많았고 좋은 추억도 만들 수 있었던지라 배가 멈추자 설레기 시작했다.
배가 이곳에서 정박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고, 크루즈 라인에서 제시해 놓은 이곳의 관광 상품을 훑어 본 결과 크게 흥미로운 부분이 없었기에 우리 부부는 이곳의 관광 상품을 예약해 놓지 않은 상태로 시내 구경이나 해볼 참이었다.
크루즈 선을 정박시킬만한 부두도 마련되지 않은 곳이라서 배는 산타 바바라 섬과 가까운 바다 위에 떠있고 여행객들은 보트에 옮겨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섬에 닿자마자 반기는 전통 의상의 아가씨들도 예뻤고 부둣가를 나오자마자 캐리비안 스타일의 노래와 악기 연주로 여행의 흥을 돋우는 밴드 아저씨들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 까지. 주위를 둘러 보니 허물어가는 집과 멀리 보이는 번화가 역시 별 볼일 없는 느낌이 확 와 닿는다.
어디서 시간을 때울까 망설이는데 오토바이에 예쁘게 꾸민 작은 수레 차들이 서있고 폭포 관광이 두 사람 모두 50 달라라고 호객을 한다. 크루즈의 저렴한 해안 관광도 일인당 50 달라인데 이게 웬 떡인가 하고 남편을 끌고 기분 좋게 수레에 앉았다. 그러나 그 기분은 잠시....
폭포로 가는 길가의 그곳 생활 상을 보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 '크루즈 선에서 우리가 이 여행 중인걸 모르잖아?' '혹시 이 사람이 우리 부부를 다른 데로 끌고 가서 강도 짓을 하는 건 아닐까?' '혹시 사고라도 나면 크루즈 선에서 우리가 있는 곳을 알게 될까?' '시간이 늦어지면 배가 우리만 두고 떠날 수도 있잖아?'..... 등등의 위기를 느끼게 됐고, 그 몇 시간의 관광은 끝 날 때까지 불안 함을 떨칠 수 없었다. 그만큼 그곳의 생활 모습이 처참했고 거리는 삭막했으며 크루즈 선과 별개의 개인 관광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크루즈 선에서 제시하는 도착지 관광 상품의 가격이 개인 관광 상품 보다는 조금 높다. 그렇다고 개인 관광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딱 한마디로 'DON'T DO THAT!'이다. 크루즈 선에 좀 더 지불한 엑스트라 머니는 보험금이라고 생각하시라.
크루즈 회사에서 제시한 관광 상품들은 크루즈 측에서 관광 사업자의 보험 등록 여부나 등록 준수 여부 등의 질적인 관리뿐 아니라 필수 품들과 관광의 가치 등을 책임지고 관리하여 계약 완료된 상품이라고 한다. 또한 그 관광을 즐긴 크루즈 승객들이 배에 탑승하기 전 까지는 배가 떠나지 않을 것을 보장한다. 싸다고 선뜻 나섰다가 등짝에 땀 줄기를 흘리며 들었던 나의 불안한 생각들은 말끔히 사라진 채 크루즈 라인이라는 든든한 보호자가 따른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아무 사건 사고 없이 부둣가로 돌아와 함박웃음을 지으며 수레 몰던 아저씨와 굿바이를 했지만 지금도 그 당시 표현도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기억이 가끔 떠오를 때가 있어, 크루즈를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전하고 싶었던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