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받아쓰기
아기는 매일매일이 다르다.
가속 역시 매서워서, 7개월을 넘어서면 가히 진화라고 불러야 할 정도가 된다.
매일 하는 말이 달라지고,
손이 가리키는 곳, 발이 내딛는 범위가 달라진다.
어른들은 몇 년째 몇십 년째 같은 자리를 뱅뱅 도는 기분으로 사는데
저렇게 찬란하게 앞으로 나가는 존재라니.
오늘은 입에 엄마의 휴대폰이,
내일은 입에 고양이 꼬리가 들어간다.
저렇게 망설임 없이 대차게 호기심을 해결하는 게 비법인가.
거르지 않고 먹고, 자고, 싸면서
성실하기 그지없게 욕구를 발산하는 게 비법인가.
패악질 치며 울다가도
쌀과자 하나면 눈물이 턱에 닿기도 전에
해사하게 다시 웃는 저 정직한 천진함이 비법인가.
오늘도 아빠는
태연하게, 의연하게, 의젓하게
어른스럽게 하루를 보내느라
오늘은 무슨 색이었는지
무엇이 그렇게 기쁘고 속상했는지
차마 고르기 어려운 마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