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너는 정숙한 요조숙녀인 양
몸을 사리며 거리를 두었지
잡힐 듯 잡힐 듯 여지를 주면서
힘껏 달려가 잡은 듯하면
너는 나를 비웃듯이
손에 쥔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안타깝게 흘렀지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웅덩이에 빠진 파리처럼
파닥파닥 날갯짓했어
흙탕물이 내 몸을 다 적셔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으로
오로지 내 몸은 너만을 쫓았어
그 절절한 몸짓이 갸륵했는지
너는 서서히 다가와 주었지
거리가 좁혀질수록
너의 냄새에 취해 점점 몽롱해지고
이제는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너는 나의 팜므파탈
너를 원했던 그때가 좋았는지
너와 같이 있는 지금이 좋은지
알 수 없는 이 두려움
너에게 집착할수록 커져만 간다
2016.05.06.
'돈'은 매혹적이면서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