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아마 내가 가장 자주 하는 거짓말이 아닐까?
누가 나에게 '괜찮아?'라고 물으면 항상 웃으면서
'괜찮아.'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마지막 있은 힘을 쥐어짜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괜찮지 않았지만 항상 괜찮아야 했다.
어릴 땐 항상 괜찮지 않으면 나쁜 아이가 돼버리는 것 같았다.
어릴 때 힘들어서 '안 괜찮아!'라고 말을 하면 언제나
'그거 가지고 힘들다고 그러니!'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 언제나 참아야 했다.
힘들어도 힘든 티는 내지 말아야 하고
항상 괜찮아야 했다.
오랜 시간을 그렇게 하다 보니
웬만한 일을 겪어도 괜찮았다.
괜찮은 것 같았다.
그렇게 버텨냈지만 꼭 한 번씩 와르륵 무너지곤 했다.
남에게 괜찮지 않다라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내가 괜찮지 않았던 주된 이유는
'부모님'이었기 때문에
말을 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는 문제도 아니었고
해결책 또한 들을 수 없었다.
들을 수 있는 건
'연민'과 '외면'
뿐이었다.
그래, 부모님이 너무 하셨네.
어휴 불쌍해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내가 뭘 어떻게 해달라고?
상담을 받아도 마찬가지였다.
힘드셨겠네요.
네, 힘드셨겠어요.
그들이 근본적인 해결을 해줄 수 없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다만 날 좀 더 이해해줬으면 했다.
내 감정을, 내 생각을......
하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사치였다.
몇 번을... 가장 친하고 믿는다는 사람들에게 몇 번을 외면당하고 나서야 알았다.
'아,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되는구나.'
'이런 얘기를 다들 듣기 싫어하는구나.'
'이런 얘기를 하면 날 떠나가는구나.'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다시 한번 무너지게 된다면 결과는 똑같을 다는 것도...
오히려 더 비참한 결과가 나올 거라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내 감정을 숨겨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었다.
같이 어울릴 수 있었다.
나는 괜찮았다.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을 것이다.
나는 괜찮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