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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조 Jan 30. 2024

1 일 1 날

사랑니 (죽이고 싶은) / 꾸준함 / 제주도




01. 어떤 고통

새로운 고통은 새로운 영감을 준다, 는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좋게 포장을 하려고 해도 간헐적으로 부어오르는 뺨을 보고 있으면 전혀 그런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아프기만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오는 정신적 고통도 아닌 데다가, 예상보다 더 한 육체적 고통이라 짜증 납니다. 사랑니는 왜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올해 최초의 기만입니다. 사랑니가 아니라 XX니(뭐게요?)라고 고쳐야 한다고 동생이 이야기했지만, 지도 밖에 났으면서 (3년간 4개를 뽑는 여정을 끝낸 나에게) 말은 아닌 같습니다. 이번에 상, 하 한꺼번에 뽑았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건 추천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여러분.

심적으로 전혀 후회는 하지 않지만 제 몸은 그게 아니었나 봐요. 네... 약 기운에 어제오늘 수업을 해내고 있고, 갑자기 일주일간 인생이 너무 재미 없어졌습니다. I got 노잼...

안 벌어지는 턱을 열어 음식물을 밀어 넣자니 신종 식고문 같기도 합니다. 차라리 에반게리온 보고 감정이입 하던 나은 같기도. 오죽하면...




02. 짧고, 재미있고, 내게는 후회 투성이인 유튜브 쇼츠

자기 전에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안 좋다고는 이야기하는데, 근래에는 모두가 익숙한 대세라 그런가... 저 또한 신문보다 자꾸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이게... 정말 고쳐야 하는 습관인데요. 사유하지 않아서 멍청해질까 봐 하는 걱정에 앞서, 다시 책장을 들여다봅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진짜 앱을 삭제라도 하고 싶은데 저도 모르게 낄낄대고 있어요. 구독도 하지 않은 유튜버들이 훨씬 많은데 그 재미를 제가 잘 참아낼 수 있을까요? 응원해 주세요. 잠들기 전 쇼츠를 휙휙 넘기다 보면 온갖 드라마의 명장면들과 성대모사 유튜버들의 장기자랑 속에서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고, 그러다 보면 베개를 뜯으면서 후회하고 있는 나날을 이틀 째 보내고 있거든요.




03. 꾸준하게

얼마 전에는 번호를 바꿨는데, 그게 남편과 제가 태어난 년도로 끝자리를 맞추고 싶어 남편을 실컷 고생을 시켰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에도 여전히 다정한데, 저는 조금씩 저의 더러운 성질머리가 공작 날개처럼 훅 펼쳐질 때가 있습니다. 미안한 짓을 하고 나면 꼭 사과는 하는 편이지만 사과할 일을 안 하면 된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방적인 것만큼이나 한쪽에게 폭력적인 것은 없기 때문에 이를 꽉 깨물고 바르게 앉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 앉으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꾸준히,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남편을 사랑하기로 300명 앞에서 약속을 헛으로 돌아가면 안 되니까요. 그러니 나날이 조금씩 약해지는 몸도 그렇고, 운동도 꾸준히 하겠다는 호기로운 약속을 다시 지켜야겠습니다. 제가 건강하지 않으면 남편과 가족들의 정신 건강도 좋지 못할 거니까요.




04. 나보다 먼저 길을 걸어본 사람

부끄러운 말이지만, 가끔은 의미 부여 및 동기 충전을 위하여 네이버나 다음 같은 웹페이지에 소설가들을 검색하고 그들의 작품 및 줄거리를 읽고, 출판사에서 광고하는 작품들의 평론을 읽어보곤 합니다. 왜 부끄러운지 물으시면, 글쎄요... 아직 그 길을 가 보지 못 해 그런가, 혼자서만 끙끙 앓으며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가 하릴없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남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고만고만한 사람이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이길 수 없다... 옆에 있는 천재의 노력은 더더욱.' 그런 말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예체능의 영역은 더 그렇듯이, 자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갈고닦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걸어본 사람들은 이 과정을 기꺼이 겪은 사람들이겠죠?




05. 제주도

뜬금없지만 요즘 제주도가 너무 좋네요. 한 달 살기 하시는 분들이 이해가 가는 요즘입니다. 기념품도 너무 귀엽게만 느껴집니다. 까맣고 이국적인 화산석... 곧 사그라들 거라 생각했지만 조만간 또 가고 싶어요. 저는 육지사람이라 바다가 너무 좋은데 참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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