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고양이, 나랑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작은 소망, 집에서 귀여운 강아지 키우기. 하지만 그 소망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3년 전 어느 날, 집으로 한 손님이 찾아왔다.
너무나도 작고 여리던 아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네 미약한 숨을 내쉬던, 상처 입은 고양이.
처음에는 사람을 무서워하던 이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컸다. 오죽하면 '나랑 놀자' 하여 이름도 나랑이라 지었을까. 처음에는 집안 구석구석으로 숨어 들어가 찾아 내기도 여간 쉽지 않았다. 배가 고플 때가 한참 지나서야 '냐옹' 하는 울음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던 나랑이.
그렇게 작던 아이가 어느새 참 많이 컸다. 이제는 사람을 좋아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제법 관심 끄는 기술도 익힌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고 있으면 나랑이가 슬며시 배 위로 올라온다. 예전에는 뭐가 올라왔나 싶었는데, 이제는 제법 무거워서 숨을 쉬기가 힘들다.
3년 전 추석에, 나랑이에게 보름달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랑이를 품에 안고 나갔으나, 나랑이는 '바깥'을, 혹은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을 너무나도 무서워했다. 품 안에서 벌벌 떨던 아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마 평생을 가도 모를 일이지만, 그 상처를 언젠가는 꼭 완전히 치유해 주겠노라 마음 먹어본다.
킁킁